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 양보없는 설전 눈길

대구시ㆍ경상북도의사회 개최...각종 논란ㆍ공약 두고 공방

2024-12-20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다섯 후보들이 합동설명회에서 양보없는 설전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대구광역시의사회(회장 민복기)는 경상북도의사회(회장 이길호)와 함께 19일 대구시의사회관에서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 대구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와 함께 진행한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는 후보자간 날선 상호질의가 이어졌다.

주최측은 후보 1인당 4명에게 각 한 가지씩 질문할 수 있도록 후보자 상호간 질문을 허용했다.

기호 1번 김택우 후보는 강희경, 최안나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먼저 강 후보에게 “정부의 대안 및 토론, 그리고 시민단체와의 대화를 강조하는데, 과연 시민단체가 국민의 대표성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질의했다.

이에 강 후보는 “우리가 만든 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공급자, 소비자 공동 운동이라는 단체가 있다”며 “이 단체에 소속된 시민단체들은 의대 정원 증원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 2000명도 모자라니 3000명을 증원해야한다는 성명을 낸 그룹에 소속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그룹에 소속돼 있던 분들 중 의료에 관심이 있는 세 단체와 우리가 함께 행동을 하게 됐는데, 이분들과 계속 소통하다보니 점차 이해의 차이가 줄어들었으며, 충분히 소통했더니 우리 말을 다 이해하고 있다"면서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충분한 소통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 후보에게는 “임 회장님의 불신임 사유 중 하나가 전공의 비대위 대표를 비롯한 전공의들과의 갈등이었다"면서 "이 같은 이런 갈등을 강조하거나 공조하신 적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최 후보는 “대전협, 의대협과의 갈등을 잘 알고 있어 제가 의협에 들어와 한 일은 이들이 집행부에 들어와서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제42대 집행부는 역대 어느 집행부보다 더 많은 전공의, 의대생들이 들어와서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또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대전협, 의대협도 집행부에 들어와서 이야기하면 되는 구나, 의협은 그렇게 바뀌고 있구나였다”며 “대전협과 의대협의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들어와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그러한 구조를 만드는 회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는 김택우, 주수호 후보에게 닐 선 질문을 던졌다.

먼저 주 후보에게 “과거 의협회장 시절 로드맵만 열심히 짰지 실행은 안 했다는 말이 있다"면서 "주 후보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주 후보는 “예전에 의협회장을 할 때의 이야기인데, 의협은 집행부가 투쟁하자고 해서 무조건 투쟁이 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이 전폭적으로 도와줘야 투쟁이 되는 조직인데, 당시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의협회장을 할 때 제가 결정적으로 잘못했다는 이야기는 없다”며 “로드맵만 쨌다는 것은 저에 대한 일종의 음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 후보는 김택우 후보에게 “수시에서 의대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도 모두 우리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2025년 입시 중단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입시 중단을 이야기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이 문제를 당사자는 정부라는 생각에서 한 것”이라며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기에 결자해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전공의 대표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정시 모집 중단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정부가 저질러놓은 일에 대해서 정부가 책임지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상황이 진행된 것은 정부의 안일한 생각에서 온 것으로, 커다란 원칙에서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는 강희경, 이동욱 후보에게 매서운 질문을 던졌다.

주 후보는 이 후보에게 “1년 동안 길거리 투쟁의 끈기는 인정하지만, 처음 시작한 때와 끝날 때까지 인원이 많이 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서 "대통령 출근길 투쟁을 처음 했을 때는 전공의 의대생이 없었지만, 마지막 할 때는 50여명 정도 왔으며, 처음에는 적은 수였고 소극적이었지만, 나중에는 저와 함께 투쟁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1년 동안 투쟁을 해보면 처음에는 많이 나오지만 계속 동력이 줄어들면서 숫자도 줄어든다”며 “하지만 저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많이 증가하는 투쟁을 했다”고 역설했다.

강희경 후보에게는 “국민들에게 의료계 문제를 설득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데, 과연 설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강 후보는 "당연하다"고 받아치며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저들이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이 가진 불만을 이렇게 개선했으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왜 이렇게 됐으며, 우리가 바라는 게 무엇이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면 쉽게 이해했다”고 전했다.

이어 “3분 진료를 하는 이유는 수가가 부족한 것이고,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건 불안하기 때문으로, 수가를 충분히 올리고 환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게 하면 된다"면서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대구광역시의사회는 경상북도의사회와 함께 19일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는 최안나, 주수호 후보에게 날을 세웟다.

최 후보에게는 “임현택 집행부의 핵심으로, 회장 탄핵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하는데, 지금 모습을 보면 반성을 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질문했다.

이에 최 후보는 “탄핵 사태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제42대 집행부에서 회장을 잘 보필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꼈고, 그래서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집행부에 참여한 것은 회장이 누구든지 의협이 제대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고, 후배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 집행부에서 제대로 일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대로 선보이고 마무리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는 주수호 후보에게 공약 중 하나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철폐의 현실성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내가 회장에 당선된 이후 임기 내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철폐가 가능하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첫 번째 목표는 당연지정제에 대해 잘 모르는 회원들에게 이를 알려야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만든 단체가 바로 미래의료포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연지정제 철폐를 위해 하나씩 진행해나갈 것이지만, 임기 내에는 당연히 이루지 못한다”며 “다만 당연지정제 철폐라는 목표를 확실히 설정해 다음 집행부가 확실히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안나 후보는 김택우, 이동욱 후보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김 후보에게는 “제42대 집행부가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등 여러 어려움에 처했을 때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전공의협의회와의 여러 문제에 있어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초창기에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으로서 김교웅 의장과 함께 임현택 전 회장을 만나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언론 활동에 대한 자세와 이에 대한 답변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임 전 회장의 모습이 일관되지 못했고, 전공의나 의대생들에 대해서도 임 전 회장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의사회 모임에서 마련했다”며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됐기에 문제가 된 것이지, 제가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동욱 후보에게는 “제42대 집행부와 경기도의사회가 협력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의협회장이 되고 난 뒤에 뜻이 맞지 않는 의사회와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는 “최 후보가 제게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오히려 최 후보에게 '임현택 전 회장에게 경기도의사회와 소통하고, 여러 문제를 해결해달라' 말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며 “하지만 그게 마지막 전화였고, 이후 최 후보에겐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기도의사회 감사가 임 전 회장과 충남대 선후배 사이여서 셋이 있는 단톡방을 만들었는데, 임 전 회장은 단톡방을 만들자마자 나가버렸다”며 “임 전 회장은 의협회장으로 지역회장인 저보다 더 큰 사람인데, 단톡방을 만들자마자 나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중재해달라고 최 후보에게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