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학교육 정상화 토론회, 개최 전부터 논란

의협 비대위 유감 표명...대전협은 불참 선언

2024-12-18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는 불안정한 정국에 민주당이 마련한 의학교육 정상화 토론회가 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의협 회장 후보가 토론회 좌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의협 비대위가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대전협은 토론회 불참을 선언한 것.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오는 24일로 예정된 ‘의학교육 정상화 토론회'에 참여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토론회는 내란 극복을 위한 국정 운영 정상화의 일환으로 의료 공백 사태의 조기 해결이 목적으로, 의료계 외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학부모 단체, 시민단체이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다.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에서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 외에 참여를 요청한 의료계 관련 단체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이다.

문제는 토론회의 좌장을 서울의대ㆍ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전 위원장이 맡는다는 것.

강 전 위원장은 현재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라 토론회에 회장 후보자가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박형욱 위원장은 16일 의료계 인사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방에 강 전 위원장의 행보를 지적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차기 의협회장 후보가 특정 정당과 연계해 본인이 토론회 좌장을 맡고 캠프 핵심 인사는 발제하는 토론회에 사전 협의 없이 의협 비대위를 마음대로 끼워 넣었다”며 “본인의 선거운동에 비대위를 동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토론회 계획안을 만들 때도 참여하는 단체와 미리 논의하고 넣는 것이 예의이지만, 의협 비대위는 사전에 토론회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면서 “이 공문은 매우 부적절하고 무례하며, 의협 비대위원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도 토론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전협 박단 비상대위원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감을 표하며 “대전협 측으로 민주당 명의의 공문이 발송됐다”며 “공문에 따르면 의협 회장 후보자인 강 교수가 토론회 좌장을 맡는다고 하는데, 강 교수가 이를 제안 혹은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강 교수는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에 이 내용을 통보했고, 민주당 보건의료특위 역시 의협, 대전협과 사전에 별다른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의협 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도중에 특정 후보가 민주당 토론회의 좌장을 맡는 것과 의협, 대전협과 일절 상의 없이 공문에 임의로 기재한 후 통보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전공의들은 복귀 명분이 필요하지 않다”며 “전공의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당한 의료 정책을 전면 중단하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의료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박단 위원장(왼쪽)과 강청희 위원장의 페이스북.

토론회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강청희 위원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토론회는 일방의 주장에 손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께 판단을 맡기고 서로 다른 입장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 올리는 마당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보건의료특위 차원에서 충분히 당사자를 모으고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토론회 장소를 확보하고 추진 하던 중, 갖가지 핑계로 토론 기회 자체를 무산시켜려는 의료계의 진면목을 보게 됐다”며 “누구를 위한 비대위, 협의회인가? 시간은 한번 지나면, 같은 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무엇보다 “후배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하지 않겠나”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