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가교 역할 넘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1월 정시ㆍ2월 군입대ㆍ3월 개강으로 혼란 우려..."대응 준비해야”

2024-12-16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임현택 전 회장의 불신임으로 출범한 의협 비대위가 앞으로 다가올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 가려져 있지만, 내년 1월 의대 정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슈가  이어지는 만큼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김교웅)는 지난달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을 결정했다.

이어 박형욱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 의협 비대위에 내년 초부터 닥쳐올 문제들에 적극 대응할 준비를 해야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비대위는 출범후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정부에 2025년 의대 모집 중지 촉구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여의정협의체 탈퇴 촉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비판 ▲대학총장에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중단 요청 등의 입장을 차례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대위의 행보에 의료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의협회장 불신임에 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까지 이어지면서 시국이 불안정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로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회장 불신임으로 식물 집행부가 됐지만, 과거 비대위들과 다르게 실무를 위한 집행부 임원을 포함하지 않은 것 역시 문제라는 의견이다.

한 의협 관계자는 “집행부 내에서도 비대위에서 실무를 담당할 임원을 보내달라고 요청이 오면 누군가는 들어가서 일해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요청 자체가 없었다”며 “일례로, 한국의학교육평가원과 관련한 부분만 봐도 집행부에 보도자료 초안을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비대위에 집행부 임원이 포함돼 있었으면 그런 요청 없이 비대위에서 바로 만들어 배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무를 담당할 임원이 한 명이라도 들어갔으면, 지금까지 집행부가 해온 업무가 어떤 것이고 이를 어떻게 논의해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보다 수월하게 진행했을 것”이라며 “지금 비대위는 현재 의협의 상황이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전후 맥락을 모르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특히 “개원의,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 다양한 직역이 포함된 비대위는 의견을 모으기에 적합하고, 집행부는 이를 반영해 정책 대응이나 정책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비대위에 집행부 임원이 포함되지 않아 비대위와 집행부간 소통이 되지 않으니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차라리 비대위를 지난 2월 비대위처럼 더 큰 규모로 구성했어야하는데, 이도저도 아니다보니 깜깜이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새 회장이 선출되기까지 3주밖에 안 남은 상태인데 사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비대위 규모를 더 확장하고, 직접적으로 보건복지부와의 소통을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집행부는 의정협의를 시작하겠다거나, 복지부와 소통을 한다고 하면 여러 비난을 받겠지만 비대위는 그런 비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조직이기에 적극 소통에 나서도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내년 1월부터는 의료계에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는 만큼, 새 집행부에게 모든 것을 넘기지 말고 비대위가 대응 전략의 기초를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전직 의협 임원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시작한 집행부는 약 한 달간의 인수기간을 거치지만, 차기 집행부는 인수위 기간없이 바로 회무를 시작해야한다”며 “그렇게 되면 결선투표가 마무리되는 1월 8일 이후부터 회무를 시작하는데 당장 눈앞에 나타날 현안이 2025학년도 정시발표”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회에서 정시 추가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는데, 정시 모집 인원을 최소화하는 등 대응을 하다 보면 다음은 2월 군문제, 3월엔 개강 문제가 닥쳐온다”며 “이처럼 1, 2, 3월 연달아 쉬지않고 이슈가 발생하는데, 비대위가 다음 집행부 문제니 넘겨주기만 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위가 지금과 같이 관리형 비대위로 있겠다면 지금과 같은 시기가 아닌 좀 더 평온한 시기였어야 했다”며 “지금은 의협회장 탄핵에 대통령 탄핵까지 매우 엄중한 시기로, 비대위로선 더 절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