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폐암환우회 조정일 회장
흉부 엑스레이는 폐암 선별검사가 아니다
[의약뉴스 in 싱가포르]
흡연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도 폐암이 생길 수 있다
폐암의 생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93년~11995년 사이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2.5%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증가해 2017년과 2021년 사이에는 38.5%로 40%선에 다가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3만명 이상의 폐암 환자가 발생,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폐암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전이가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고 있기 때문으로, 치료 성적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원격 전이 단계에서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여전히 12%에 머물러있다.
이 같은 양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폐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2019년부터 국가검진 사업에 폐암을 추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흡연력을 기준으로 검진 대상을 한정, 비흡연 페암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폐암은 흡연 외에도 가족력,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조리 연기, 유전자 변이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한국폐암환우회 조정일 회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유럽임상종양학회 아시아 총회(ESMO ASIA 2024) 중 환자단체 정상회담(Patient Summit)에 참가, 폐암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조기 검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ESMO AISA 2024 현장에서 조정일 회장을 만나 국내 폐암 진단 및 치료 환경에 대한 환자단체의 의견을 들어봤다.
◇폐암, 흡연 이외에 다른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한국폐암환우회는 지난 2020년 5월, 폐암 환자의 건강 및 권익 증진을 목표로 출범했다.
조정일 회장은 10년 가까이 폐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5월 별세한 故 이건주 초대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故 이건주 회장과는 달리 조정일 회장은 아내의 폐암 투병을 계기로 환우회에 참여했다. 아내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환우회에 참여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폐암은 흡연 외에도 ▲폐암 가족력 ▲간접 흡연 ▲환경오염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라돈 등 방사성 물질 ▲주방에서 조리 시 발생하는 기름 연기 속 발암물질 ▲유전자 변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국내 폐암 환자의 약 38%가 비흡연자로, 특히 국내 여성 폐암 환자의 87.5%가 흡연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 회장은 “6년 가량 병원에 다니면서 놀라웠던 점은 여성 폐암 환자가 많았다는 사실”이라며 “사실 여성들은 흡연을 거의 하지 않으니 폐암과 관계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제 아내도 비흡연자로 건강했기 때문에 폐암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나 “아내가 폐암을 진단받으면서 흡연 외에도 다른 원인으로 폐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내가 6년간 투병하면서 많은 고생을 하다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앞으로는 우리나라에 아내와 같은 경우가 없도록 변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이 폐암 조기 진단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로, 지난 국정감사에도 출석, 국회의원들에게 폐암 선별검사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흉부 엑스레이로는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진단할 수 있다”면서 “폐암 선별검사법은 흉부 엑스레이가 아니라 저선량 CT”라고 역설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사비를 들여 정밀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경우에는 초기 단계에 암을 발견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국가건강검진에만 의지하는 이들은 흉부 엑스레이만 받기 떄문에 폐암의 병변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후에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병을 늦게 발견하게 되는데, 늦게 발견하면 치료제도 비싸고 심지어는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국회의원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국가건강검진만 믿다가 병을 늦게 발견한 것도 서러운 일인데, 약이 있음에도 돈이 없어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그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은 세계 9위지만, 국민의 생명 보호에는 충분하게 투자하지 않는 것 같다”며 “다른 선진국처럼 국민 건강을 위한 체계를 개선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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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접근성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한 치료제가 늘고 있지만, 보험이 적용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것.
조 회장은 “아내는 폐암 진단 당시 EGFR 변이가 있어 EGFR 변이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했으나 치료 3년쯤 되니 내성이 생겼다”면서 “하지만 T790M 변이가 없어 타그리소를 사용할 수 없어 아쉬웠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당시 T790M 변이가 있어 타그리소를 복용하는 지인이 있었는데, 타그리소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던 시기라 약값이 한 달에 수백만 원 이상이라고 들었다”며 “다행히 이후에 급여가 적용돼 감사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본의 사례를 보며 아쉬움도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 이유로 “일본은 신약이 허가되면 95%가 보험 적용을 받는다고 한다”며 “그런데 우리나라는 신약이 허가된 후에도 나서 보험이 적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환자들은 말 그대로 희망 고문을 당한다”고 토로했다.
◇폐암, 전담 정부조직ㆍ저선량CT 선별검사ㆍ인식개선 필요
유럽임상종양학회는 이번 ESMO ASIA 2024에 여러 나라의 환자 단체 리더들을 초청, 각국의 상황을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Patient Summit을 개최했다.
조 회장은 “제가 올해부터 한국폐암환우회장을 맡게 돼 다른 나라에서는 환우 활동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었다”면서 “현장에 참석해서 다른 나라의 활동을 직접 듣고 배우는 것이 한국폐암환우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폐암 치료에서 알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 참석하게 됐다”고 전했다.
Patient Summit에서도 조 회장은 비흡연 폐암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저선량 CT를 활용한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폐암 치료에 있어서는 정부, 제약사, 의료계 모두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예방에 대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예방은 치료보다 훨씬 쉽고 효과가 크지만, 이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고 관심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례로 “조기 폐암은 흉부 엑스레이로는 발견이 되지 않아서 폐암이어도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가검진에) 폐암 검진을 위한 다른 정밀 검사 항목이 없어 이 검사만 받고 정상이라 오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아내도 그러한 경우로, 4기가 되어서야 건강검진으로 폐암을 발견했다”면서 “흉부 엑스레이 촬영만으로 폐암 검진이 되는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비흡연자여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미리 저선량 CT를 찍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조기 폐암은 흉부 엑스레이로 검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사람들이 정확히 할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제가 4년 전에 한국폐암환우회 부회장으로 활동할 당시부터 올해 회장이 되고 난 후에도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저선량 CT 도입을 거듭 요청했지만 방사선 피해 때문에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아 이번에는 국회에 가서 요청했다”며 “저선량 CT는 일반 CT에 비해서 방사선 노출량이 10분의 1 또는 6분의 1에 불과해 방사선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감장에서 서명옥 국회의원과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기를 나누었고, 그 결과 보건복지부에서 내년부터는 건강검진 결과 통지서 기타란에 ‘흉부 엑스레이 검사는 폐결핵 진단 검사이며, 폐암 선별 검사는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폐암은 엑스레이만으로 검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저선량 CT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으로, 이러한 제도를 다른 나라에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폐암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 회장은 “폐암은 예방을 위한 조직이 중요하다”며 “1953년 결핵협회가 결성돼 결핵 퇴치에 큰 역할을 한 것처럼, 폐암 예방을 위한 전담 조직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구체저으로 “폐암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의료계를 넘어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폐암 예방의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들의 폐암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가수 바다 씨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제로 캠페인’에 앰버서더로 임명된 것처럼, 더 많은 국민이 폐암 예방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쉽고 친숙한 방식으로 인식 개선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가족력 비흡연자 선별검사 모범사례
지난해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회의(WCLC 2024)에 이어 유럽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2024)에서는 대만의 폐암 선별검사 사업과 그 성과가 소개돼 화제를 모았다.
1촌 가족 내 폐암 환자가 많을수록 폐암 진단율이 증가한다는 TALENT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저선량 CT 선별검사 대상을 가족력이 있는 비흡연자로 확대한 것.
조 회장은 “우리나라 폐암 초기(1~2기) 진단율은 약 40% 인데 비해 대만은 거의 50%에 달하고, 일본도 약 45%로 우리나라보다 높다”면서 “같은 아시아 국가임에도 우리나라의 조기 진단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 건강검진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폐암에 대한 우리나라의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단순히 엑스레이만 찍고 정상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추가 정밀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반면, 대만에서는 1촌 이내에 폐암 가족력이 있는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의 국가에서 공익 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정밀 검사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도 조기 진단율에 큰 차이를 만들었다”면서 “개인적으로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선진적인 치료 환경을 갖춘 나라의 사례를 많이 접했는데, 이러한 나라의 치료 환경과 제도에 대해 더 자세히 조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선진화된 치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폐암의 조기 검진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조기 진단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폐암의 조기 진단을 가능케 하려면 무엇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과 일본의 환자 단체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그들은 공익 광고를 버스 정류장에 게시하거나, 환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병원과 보건소에서도 국민들이 암 예방의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필수 정보를 적극적으로 배포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개 의료 기기나 특정 치료 기술에 관한 광고가 대부분이고, 정작 환자나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예방 관련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폐암 조기 검진을 위해 기업들이 더 많은 홍보와 정보 제공을 위한 노력을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 회장은 이 같은 선레로 현재 환우회가 다양한 기관과 함께 폐암 전문가 협의체(Lung Ambition Alliance, LAA)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폐암 제로(Lung Cancer Zero) 캠페인’을 꼽았다.
LAA는 글로벌 폐암 치료 환경을 개선하고자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 글로벌폐암연합(Global Lung Cancer Coalition), 가던트 헬스, 아스트라제네카가 협력해 설립한 글로벌 비영리 협력기구로, 한국폐암환우회도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국폐암환우회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주한영국대사관, 한국여성재단 등과 ‘폐암 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캠페인이 더욱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한영국상공회의소에서 이번 크리스마스 행사 이익금을 우리 폐암환우회 회원 중 1촌 이내 가족들의 CT 비용으로 지원해 주겠다고 해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폐암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이 저선량 CT 검사에 관심과 후원을 보내준다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의료대란 해결 바라...임상시험 정보 공유 필요
지난 2월부터 시작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의료대란에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 대란은 전 국민에게 불행한 일로, 특히 조기 폐암 치료에 있어 수술은 최선의 방법인데, 최근 전공의들이 대거 떠나면서 흉부외과 전문의 수가 급감했다”며 “현재 전문의와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폐암 환자들의 진료 접근성이 이전보다 낮아지고,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폐암 환자들은 수술을 받을 의사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의 상황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일반인들이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저 역시 아내가 아플 때 이러한 정보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면서 “병원마다 임상시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환우회 차원에서 정보를 제공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나 관련 기관에서 국민들이 쉽게 임상시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환자들은 특정 약물을 사용한 후 내성이 생길 경우, 어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지 알고 싶어 한다”면서 “물론 의료진이 소개해 줄 수 있지만, 담당 의료진이 해당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거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환자 스스로 찾아봐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고 설명했다.
이에 “임상시험을 승인하는 식약처에서 이러한 정보를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공개해 주었으면 하고, 언론사에서도 이러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보도를 통해 도와주셨으면 한다”면서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정확한 의약품 정보로 혼란...약제 선택은 의사와 상의해야
한편, 조 회장은 다수의 폐암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약제간 우위를 따지는 부정확한 언론보도를 자제해 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과학적이지 않은 비교 정보로 환자들이 불안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으로, 환자들 역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정일 회장은 “폐암 치료제들 간 효능의 우위를 두고 어떤 치료제가 더 낫다는 등의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은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특정 약제가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것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더불어 치료법에 대해서는 환자가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에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간혹 잘못된 정보로 환자가 불안해할 수 있으니, 언론은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국내에서도 ESMO ASIA Patient Summit와 같은 환자 참여형 국제 대회가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조 회장은 “이번 ESMO 회의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이처럼 환자단체 중심의 국제적인 움직임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졌다”며 “특히 ESMO 같은 회의를 한국에서 주최하면 어떨까 하는 소망도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국제회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접근성 좋은 입지와 잘 갖춰진 사회 기반 시설 덕분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유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점이 싱가포르를 국제적인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회의를 유치하면 참 좋겠지만, 당장은 어렵다면 국내 학회에서라도 주제별로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세션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치료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긍정적 마인드’
한국폐암환우회는 출범후 폐암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정책 개발은 물론 환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조 회장은 “(환우회에서는) 폐암 치료와 관련한 정보, 처음 폐암 발견 시 대처법,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정보, 치료제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이유 또는 보험 적용 시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환우회가 폐암 환자 지원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도 교수님을 초청해 폐암 질환 강의를 진행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환자들이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적인 조언은 의료진에게서 얻어야 하지만, 저희 환우회와 연결되어 있는 제약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받기도 한다”며 “요즘은 환자들의 인식 수준이 매우 높아져 스스로 질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부연했다.
폐암을 진단받아 불안해하는 환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환자분들께는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린다”면서 “제가 환자분들께 나눠드리는 리플릿에도 그런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리플릿 맨 뒤 페이지에 '암 환자를 위한 10가지 수칙'이 있는데, 첫 번째 수칙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라며 “치료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좋은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혀 있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플라시보 효과”라고 역설했다.
그 이유로 “암세포도 본래 정상세포에서 변형된 것인데,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암세포가 됐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특히 폐암은 최근에 좋은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어서 희망이 더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혁신적인 치료법이 빠르게 상용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폐암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개인적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