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ㆍ의대생에 교수까지, 윤석열 대통령 퇴진 한 목소리
"폭압적 반헌법적 비상계엄"...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 촉구
[의약뉴스]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교수들까지 의료계 전 직역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하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료계의 거센 비판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직후 계엄사령부에서 발령한 ‘포고령(제1호)’ 때문으로,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에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에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혜화 마로니에공원에서 ‘의료농단 및 의료계엄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시위에는 8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참여했다.
시위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업무개시명령 철폐와 함께 포고령에 처단이라는 문구를 작성한 책임자의 강력한 문책을 요구하는 한편, 헌정질서가 확립되고, 젊은 의사의 인권이 지켜질 때까지 전공의 모집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오늘 집회의 첫째 목적은 교육 농단, 의료농단 과정이 비상계엄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며 ““지난 2월 고등교육법을 위반하고 회의록도 전무한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에 따른 교육ㆍ의료농단과 법적 요건을 무시하고 국무회의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은 이번 불법 비상계엄은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가 전공의를 대상으로 발동한 행정명령과 공권력 행사는 유례없는 인권 유린이며, 교육부의 의평원 인증 무력화 시도는 유일한 견제 수단마저 제거하려는 시도”라며 “이번 비상계엄 포고문에 의사를 처단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과거 계엄령보다 심각한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집회의 또 다른 목적은 젊은 의료인의 신변 안전을 요구하기 위해서”라며 “포고령 5호는 특정 직역을 대상으로 처단의 의지를 드러냈는데, 이는 과거 계엄령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해괴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포고문 5호를 누가 작성하도록 지시했는지, 끔찍한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엄벌하는 한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그 일환으로 의료인에 대한 부당한 명령의 근거로 거론되는 의료법 59조를 전면 철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직한 전공의 B씨는 “윤석열 대통령은 의사를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고, 국가 권력을 무기로 우리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대통령이 망친 의료현장을 스스로 떠난 것으로, 우리는 파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총리는 의료사태 해결의 플랜 B, C가 있다고 했고, 복지부 장관이 사태가 악화될 때를 대비한 플랜B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계엄이었냐”며 “지금이라도 불법적이고 비민주적 의료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고,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이라는 폭압적인 문구를 넣은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의대 휴학생 C씨는 “계엄령을 맞이하는 제 태도가 생각보다 의연했는데, 지난 1년간 전공의 만큼은 아니었지만 학생으로서 정부의 위협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며 “휴학금지명령, 재적 위험까지 학생이었던 내가 정부 위협에 닮고 닳았기 때문으로, 어떤 정부가 학생에게까지 위협과 협박을 가한단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난 1년은 의료계엄 상태로, 비헌법적 계엄이 국가적 손실을 야기한 것처럼 의료계엄도 우리에게 상실의 역사이며, 대한민국 의료에 기여하겠다는 꿈들이 끝없는 좌절 속에 빛이 바랬다"면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꿈이 정치에 더럽혀지지 않고 억압에 짓밟히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국민 건강 위협하는 의료개혁 반대한다 ▲의료인 처단 말고 의료농단 주범 처벌하라 ▲의대 교육 붕괴 직전 의대 모집 중단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마로니에공원을 중심으로 대학로 일대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의대 교수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의학교육, 의료탄합 규탄 의대 교수 시국 선언 대회’를 개최한 것.
100여명이 참석한 집회에서 의대 교수들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의 원점회귀를 호소했다.
전의비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내란 수괴 윤석열은 지난 3일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특수부대를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불법 체포와 연행을 기도했다”며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은 망각한 채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고 비호했는데, 이들은 내란에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확실히 각인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계엄령 폭령에는 파업도 하지 않은 사직 전공의를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했는데, 이는 윤석열이 전공의를 바라본 시선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병원을 떠날 때, 병원에 기동대가 출동하고 경찰은 전공의 대표들의 통신 내역을 조회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술적 믿음으로 시작된 근거 없는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고 의사집단을 힘으로 굴복시키려는 하나의 목적"이라며 "장상윤 수석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은 각자의 자리에서 의료개혁이라는 포장 아래 윤석열의 허황된 망상이 실현되도록 보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에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일당들은 당장 탄핵 및 구속해야 하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대증원, 의료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윤석열과 그 일당이 저질러 놓은 의료농단, 교육농단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전공의 수련 및 의대교육은 불가능하다”며 “한국의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의대교수들은 내란수괴와 그 일당의 불법적 의대증원ㆍ의료개악에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의비는 의대 총장과 학장들을 향한 호소문을 통해 “내란 수괴 윤석열과 그 수하들의 겁박으로 진행된 의대증원을 원점 재검토해달라”며 “연세대 논술 사태에서 보듯 발빠른 조치를 통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시국 선언 대회 후 전의비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까지 행진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출마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로,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한 바 있다.
행진 과정에서 전의비는 ▲윤석열이 벌여놓은 의대증원 원천무효 ▲국민건강 위협하는 내란수괴 물러나라 ▲의료농단 교육농단 윤석열은 물러나라 ▲처단망발 윤석열은 전공의에 사죄하라 ▲불법적인 의대증원 원점에서 검토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