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는 나 자신” 주수호, 의협회장 선거 '출마'

준비된 회장, 투쟁 최일선 강조... 직역별 맞춤 공약 내세워

2024-12-02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 주수호 후보(미래의료포럼 대표)가 가장 먼저 등록했다.

주수호 후보는 1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입후보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우리는 의사다! 의사는 하나다! 강력한 리더십, 준비된 의협회장’이라는 캐치플레이스와 함께 출마를 선언한 주 후보는 스스로를 부당한 권력에 굴하지 않고 대통령과 당당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 주수호 후보.

그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에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가 추진되면서 전공의들은 병원을 사직했고, 학생들은 휴학까지 불사하며 자신들의 미래를 내던졌고, 이로 인해 당장 내년에는 새로운 의사도, 전문의도 거의 배출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 발생이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 의료계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의협의 강력한 리더십과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모든 의사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 대한민국 의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해 다시 한번 의협회장 선거에 나서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투쟁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나서면서 시작됐고, 현재까지 투쟁 대오가 유지되고 있다”며 “의협회장에 당선된다고 해서 전공의와 학생들을 회장 산하에 끌어들여 좌지우지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협과 상관없이 전선이 형성되고 전투에 회원이 참여했으면 의협 지도부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들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약 회장이 감옥 가야 한다면, 명예롭게 생각하며 그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외과 개원의로 생활하면서 어느 누구보다 먼저 대한민국 의료보험 시스템의 불합리함을 몸으로 체험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소신껏 환자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의사들의 미래를 위해서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 후보는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교수 ▲공중보건의 ▲군의관 ▲여의사 ▲미래의사로 나눠 직역별 맞춤 공약을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개원의 공약은 ▲심평원 심사실명제개선 ▲실사 대응반 운영 및 실사제도 개선 등을, 봉직의의 경우엔 ▲표준근로계약 도입 의무화 및 당직 수당의 법적 보장 ▲봉직의 노조 설립 등을, 전공의는 ▲대학병원의 입원환자 중심 수련 시스템 혁파 및 실용적인 수련 시스템 확립 ▲PA 합법화 무력화 등을, 교수는 ▲임금 현실화 및 인력 확대 통한 업무 환경 개선 ▲본연의 업무 위한 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공보의 공약은 ▲현실성 있는 급여 인상 ▲복무시 업무 전문성 보장받는 환경 조성 등을, 군의관 공약은 ▲의협이 참여하는 군의료 발전 협의체 설치 요구 등을, 여의사 공약은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 보장, 성비위 문제 발생기 즉각 개입 및 여성회원 보호를, 미래의사 공약은 ▲의평원의 독립성 유지 위한 법적 지원, 부실교육 감시단 운영 등을 내세웠다.

이에 더해 주 후보는 과거 자신의 오점에 대해 솔직히 고백했다. 과거 그는 지난 2016년 음주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주 후보는 “지난 2016년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냈고, 이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 사건은 저의 인생에서 가장 죄스럽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단 한순간도 그날의 과오를 잊거나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 주수호 후보.

이어 “평생에 걸쳐 잘못을 반성하며 조용히 살아야 하는데도, 다시 여러분 앞에 나서게 된 이유는 제 몸 하나 불살라 의사들의 미래와 대한민국 의료에 보탬이 되는 것이 제대로 된 속죄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도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과거의 주수호다. 저번 선거 때도 공약이나, 능력 때문에 선택받지 못한 게 아니라, 과거의 오점 때문에 선택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의 주수호가 가지고 있는 오점이, 현재 주수호의 능력과 잠재력을 능가한다면, 당선이 안 될 것이고, 회원들이 보기에 과거의 일이라 이해하면 당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수탁검사 업체의 대표를 맡은 적이 있지만, 수탁고시 문제는 위수탁기관간 자율적 상호 정산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게 주 후보의 설명이다.

나아가 주 후보는 “지금 우리에게는 의료계 내부에서 단합을 해치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이를 자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저는 의료계 내부 어느 곳에서라도 전체의 대오를 무너트리는 목소리가 나오면, 소통과 설득을 통해 이를 잠재우고 모두가 하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회장의 자리는 6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한 자리”라며 “지금은 선거 이후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이 회장이 되어야 하고, 저는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