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장 선거 후보자 2차 토론회, 약사 현안 두고 격론

약준모, 정책설명회 개최...권영희ㆍ박영달, 최광훈 협공

2024-11-25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제41대 대한약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가 약사단체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이 마련한 정책설명회에서 현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약준모는 24일, 서울시약사회 대회의실에서 '2024 대한약사회장 선거 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광훈, 권영희, 박영달 세 후보는 150분 동안 한약사, 편의점 안전상비약, 비대면 진료 등 약사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 대한약사회장 선거 후보들이 24일, 약준모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약사 현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왼쪽부터) 권영희, 박영달, 최광훈 후보

◇최광훈 집행부 한약사 대응 두고 공방
권영희 후보와 박영달 후보는 최광훈 후보가 대한약사회장 재임 시절 한약사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먼저 박 후보는 한약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의약품은 한약제제가 아니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답변은 대단한 결과물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한약사회는 전문약을 취급한 한약국 61곳이 전부 행정처분을 받게 해 큰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랑하고, 식약처 민원 답변을 큰 결과물로 말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대단한 결과물이 아니며 식약처가 원론적인 말을 풀이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약사회는 식약처의 자질구레한 답변이 아니라 과거 복지부가 한약사와 관련해 내놨던 답변을 토대로 정책을 풀었어야 한다”며 “약사회가 한약사의 불법 의약품 취급이나 무자격자 조제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있다”고 질책했다.

이에 최 후보는 “박 후보가 대한약사회는 무능하고 한 일이 없다고 질타만 해 유감”이라면서 “전문약을 취급한 한약국 61곳에 대한 행정처분을 폄하해선 안 된다 생각하며, 저는 재임기간에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권 후보는 최 후보가 대한약사회장 시절, 한약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의대회를 열고 1인시위까지 진행했지만, 결과물이 없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최 후보가 대한약사회장이었던 시기에 서울지역 분회장 간담회 등에서 한약사 문제를 조만간 끝낼 수 있다고 말했었고, 이를 위해 행동을 자제해 달라 요청했었다”며 “하지만 이후 대한약사회 주도로 결의대회를 열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도 보였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무도 관심 없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의미가 뭐였는지 모르겠다”며 “국정감사에서 한약사 문제와 관련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1인 시위를 했고, 이를 토대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한약사 문제에서 가르마를 타겠다는 답을 얻었다”며 “대한약사회에서 한약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었고, 그 결과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답했다.

 

◇안전상비약ㆍ공공심야약국 두고 책임론 공방
세 후보는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 안전상비약 판매 기준 완화 등 안전상비약 관련 현안들을 두고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특히 최광훈 후보와 권영희 후보는 안전상비약의 대응 방안으로 꼽히는 공공심야약국 예산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최 후보는 권 후보가 서울시약사회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2023년 12월 지원 예산 삭감에 문제를 제기하자, 권 후보가 옹졸하다고 맞선 것.

그러나 최 후보는 “권 후보가 마음을 옹졸하게 쓴다고 지적하지만, 저는 대한약사회장으로서 큰 줄기에서 서울지역 공공심야약국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노력의 결과로 지원 예산이 다시 편성됐고, 감사 인사를 전하러 오세훈 시장에게 가는 길에 권 후보와 동행했었다”고 말했다.

최 후보의 공세에 권 후보는 그동안 대한약사회가 안전상비약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권 후보는 “약사회 차원에서 편의점 안전상비약을 저지하고, 국회에 편의점의 위법 사항을 담은 자료를 전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자료가 공개되거나 의원의 질의가 나온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서울시약이 시민단체와 연계해 안전상비약 확대를 저지했던 점을 생각하면 최 후보는 안일하다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저는 최 후보의 성품이 좋다는 점을 안다”며 “3년 동안 수고했으니 이제 그만하고 다음 후보에게 물려줄 때라 생각한다”고 일격을 날렸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다시 불붙은 PPDS 논란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관련 논의에서도 최광훈 후보가 수세에 몰렸다.

권 후보는 최 후보가 회장 재임시절 만든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PPDS를 통해 일 평균 30건의 처방이 나오고 있는데, 대한약사회가 제대로 약 배달을 막고 싶었다면 업계 1위 업체와 연동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최광훈 집행부의 계산대로 되지 않아 PPDS가 사설 플랫폼처럼 됐고, 치명적 약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 또한 “대한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도약사회는 약사법에 따라 약국 외 의약품 판매 규정 위반 등을 꾸준히 고발했는데, 최광훈 집행부도 플랫폼에 강력히 대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후보는 “약사회는 PPDS를 통해 노력하고 있고, 회원들에게 조사해 비급여 처방이 많이 나오는 점 등을 조사해 복지부에 내용을 전달했다”며 “이를 통해 비급여 의약품 처방 중 비중이 높던 응급 피임약을 처방 제한 대상으로 바꿨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대한약사회장이 되면 약 배달은 모든 힘을 다해 막겠다”면서 “이 방향이 회원을 지키는 길이라 생각하며, 대면 원칙을 지키는 방향으로 약사회 정책을 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150분 동안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세 후보는 오는 12월 4일 약사회 선관위ㆍ약사회 출입기자단 주최 토론회에서 세 번째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