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학-의원 모두 진퇴양난"
"비급여 많은 과 매도, 신뢰에 문제"..."상급종합병원 중증질환 중심 전환, 정형위과 위상 저하"
[의약뉴스] 사직 전공의를 위한 릴레이 연수강좌의 스타트를 끊었던 정형외과의사회가 앞으로도 전공의에 대한 지원을 이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김완호)는 24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2개 룸으로 나눠 A룸에서는 ▲세션1. 견관절 치료의 최신지견, 회전근개파열 수술적응증 및 수술치료의 최신지견과 회전근개수술 환자의 기능회복 치료, 상완골 근위부 골절치료의 최신지견 ▲세션2. 주관절 및 수부 치료의 최신지견과 감별진단, 급성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의 치료, 놓치기 쉬운 수근골 골절의 진단 및 치료 ▲세션3. 외래에서 접하는 류마티스성 질환, 류마티성 자가면역질환, 통풍치료의 최신지견 ▲세션4. 척추 신경차단술, 초음파 유도하 경추 및 요추 신경차단술, C-arm 유도하 경추 및 요추 신경차단술 등의 강의를 진행했다.
또한 B룸에서는 ▲세션1. 골다공증 치료의 최신지견, 골다공증의 장기치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회복치료 ▲세션2. 외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들, 만성통증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스/뇌파검사, 어깨통증환자 치료를 위한 인태반가수분해물, 프롤로와 체외충격파의 접목 ▲세션3. 줄기세포치료와 외래에서 유용한 비급여 주사제 ▲세션4. 견관절 초음파 기초부터 주사까지와 견관절 초음파 시연 등을 진행했다.
학술대회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원 총무이사는 “이번 학술대회는 젊은 의사들이 좌장이나 발표자로 많이 참여하도록 구성했다”며 “학술대회에 등록한 개원의는 300명 정도였으며, 전공의는 50명 정도 신청을 받으려 했지만 여러 여건 상 25명 정도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원들이 진료하거나 치료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과 일반 학회에서 제공하기 힘든 주제로 학술대회를 마련하고 있다”며 “춘, 추계뿐만 아니라 지역학술대회를 광주나 부산 등에서 돌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의사회는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사직 전공의를 위한 연수강좌에 더해, 전공의들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와 함께 처음으로 사직 전공의를 위한 연수강좌를 진행,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성필 의무부회장은 “사직전공의를 위해 연수강좌를 마련했을 때만 해도, 전공의들은 불투명한 미래로 많이 방황하고 있었을 시기였다”면서 “정형외과의사회에서 단기간에 준비해 마련한 연수강좌지만, 이는 개원가와 사직 전공의가 만날 수 있는 시작점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형외과의사회는 현재 정형외과가 처해있는 의료현실에 대해 우려의 뜻을 전했다.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중증질환 위주로 상급종합병원들을 전환한다고 하는데, 정형외과 질환들이 암과 같은 질환들처럼 중증이라고 볼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상황에서 대학병원이 중증 질환 위주로 전환하면, 대학병원 내에서 정형외과의 위상이 줄어들고, 교수들이 남아있을 명분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환자들이 크게 다치면 여러 과가 함께 치료할 수 있는 대학병원이 담당해야 한다”며 “문제는 대학병원 내에서 정형외과의 위상이 줄어드는 상황인데, 과연 적절한 치료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비급여를 잡겠다는 내용의 필수의료 패키지를 발표했는데, 정형외과가 비급여를 의료행위를 가장 많이 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타 과에서 보는 근골격계 질환들이 전부 정형외과 이름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형외과가 비급여를 많이 한다는 식으로 매도해버리면 추후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현재 정형외과는 대학이나 개원가 모두 진퇴양난의 상황이 됐다”고 한탄했다.
정기웅 재무부회장도 “노인 환자들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마련한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염증이면 2주, 통증이면 3주로 정해져 있다”며 “이로 인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노인 환자들에게 치료받으러 오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우리나라 의료의 현실”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젊은 환자들이야 도수치료 등 비급여에 대해 실손보험이 있지만, 노인 환자들은 실손보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한다”며 “이런 현실을 수년째 주장하고 있는데, 매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정형외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간 정기총회를 열어 김완호 현 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제12대 회장에 이어, 제13대 회장으로 연임된 김완호 회장은 앞으로 2년 더 정형외과의사회를 이끌게 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정형외과의사회 회장을 했을 때만해도 평온한 시기에 별 탈없이 지낼 것으로 생각했는데, 올해 의사 생활 중 가장 큰 이슈가 발생했다”며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때문에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하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다 보니, 답답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형외과의사회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를 최대한 서포트하고, 내년 1월 새로 출범하는 차기 의협 집행부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라며 “내년에 의료농단 사태가 좋은 결론으로 마무리 되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음달 8일 광주 전남 정형외과의사회가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정형외과의사회가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며 “현재 대전 정형외과의사회, 대구 경북 정형외과의사회가 만들어져 있는데, 내년에는 부산 경남 지역에도 타 지역 정형외과의사회처럼 모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정형외과의사회 주최로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캄보디아나 필리핀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그때까지 의료농단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직 전공의들도 동행해 함께 봉사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