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검진학회 “의원급 내시경 소독 보도, 통계 착시 현상”
"의원급 비중 높지만 부적절 비율은 높지 않아"...."점검 내용이 비현실적"
[의약뉴스] 건강검진 기관 가운데 특히 의원급에서 내시경 소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에 대해 학회가 반론을 제기했다.
전체 건강검진 기관 중 의원급이 비중이 높아서 발생한 착시현상 뿐, 실제 의원급 내에서 내시경 소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
한국건강검진학회(회장 조연희)는 2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8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2025년에 진행되는 5주기 검진기관 평가 대비 방법 및 내년도 검진 변경 사항에 대한 안내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위해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와 협력, 내시경 실무 소독자 및 질 관리 교육 코스를 온ㆍ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공했다.
학술대회를 기념해 마련해 기자간담회에서 조연희 회장은 “2025년에는 5주기 검진기관 평가가 시행되고,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C형 간염 검사와 청년기 정신 건강이 추가되면서 우울증, 골다공증 검사가 확대될 예정”이라며 “학생검진도 국가건강검진의 틀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현재 시범사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날이 갈수록 조기발견 및 조기치료를 위한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건강검진학회의 역할도 점점 확대될 것”이라며 “흐름에 따라가기만 하는 학회가 아닌, 건강검진의 방향키를 잡고 주도적으로 흐름을 만드는 학회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학회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비롯된 의원급 내시경 검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모 의원실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5년간 전체 국가건강검진기관 중 내시경 소독 관련 부적정 검진기관 중 80%가 의원급 의료기관’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건강검진학회는 착시현상일 뿐이라 해명했다. 전체 검진기관 중 의원급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
이창현 총무이사는 “2022년 검진통계연보의 검진기관 종별 검진기관 현황을 보면 종합병원 363개, 병원 1143개, 의원급 9454개로 검진기관 중 의원급 비율이 86%”라며 “각 종별 점검기관 중 부적정 비율로 보면 2024년 병원급 6.3%, 의원급이 7.4%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전년대비 병원급의 부적절 비율은 2.8%에서 6.3%로 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의 경우 의원급이 3.2%로 5%인 병원급의 비율에 비해 낮았고, 전년대비 부적정비율 증가 역시 병원급은 1.4%에서 5%로 3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이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병원급조차 위내시경 6.3%, 대장내시경은 5%의 부적정 비율을 보이는 점검이면, 오히려 점검내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내시경 개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병원급과 달리, 내시경을 많이 시행하지 않은 의원급은 낮은 소독수가로 인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소독을 잘하고 있으며, 지침도 잘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의원급과 병원급 검진기관 수에 대한 고려없이 부적정 기관 중에 의원급이 80%라고 보도하는 것은 현실왜곡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행위”라며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자의 치료에 전담해야하는 점을 감안할 때 상급종합병원의 검진을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시경소독 교육을 담당하는 위대장내시경학회 및 소화기내시경학회는 자체 소독지침이 있고, 최신의학정보 및 식약처 허가사항을 반영해 내시경 소독액의 교체주기 및 사용방법을 규정하고 있다”며 “지침을 잘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에서 내시경인증단체 및 소독교육 인증단체를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전문 내시경학회가 아닌 타과 학회에 교육인증 및 인증의 자격부여 권한을 부여하면 소독교육 및 내시경 정도 관리가 안 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회장 곽경근)도 건강검진학회와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
곽경근 회장은 “위대장내시경학회는 회원들과 내시경 세척 교육을 직접 시행히는 실무자에 대한 교육과 실습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교육은 매년 여러 차례 열리는 학술대회와 연관 학술대회뿐 아니라 각 시도 단위 지회에서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내시경 세척 교육에 대한 인지도를 향상하기 위해 전체 회원 문자 안내, 홈페이지 안내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검진기관 평가에서 부적절한 소독이 적발되는 경우, 내시경 세척 소독료 환수 및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이뤄지고 있지만, 내시경 세척 소독을 우수하게 시행한 병의원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다”며 “앞으로 자발적인 세척소독 향상을 위해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선 한국초음파학회와 함께 ‘전공의들을 위한 초음파 핸즈온 교육’을 마련, 150여명의 전공의들이 참여했다.
조연희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 프로그램에는 대한민국 의료의 중추가 될 전공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한국초음파학회와 협력해 전공의 대상 핸즈온 코스를 마련했다”며 “대학병원 수련 과정에서도 초음파를 직접 만질 기회가 흔치 않아 이번 교육이 전공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