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쏠림 급가속, 약대 분위기도 ‘휘청’

약대생들 의대 도전 늘어나...“학내 분위기에 따라 차이 커”

2024-09-11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전국 의과대학이 수시 모집을 시작하자, 의대 정원 확대에 맞춰 진학을 고민하는 약대생들이 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들은 지난 9일부터 수시 모집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 의대 수시 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자, 반수를 고민하는 약대생들이 늘어난 걸로 전해졌다.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수시 모집 원서접수에 11일 오전 기준 모집인원 대비 7배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의대 입시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약대생 중에서도 반수 도전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약대 교수 A씨는 “일부 학교에서는 한 학년의 20% 가까운 인원이 휴학 신청했다는 말도 들린다”며 “학교별로 편차는 있지만, 의대 증원에 맞춰 반수를 생각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도 의대 쏠림 현상이 심해서 약대생 중에서 반수를 생각하고 휴학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며 “이번 의대 증원으로 인해 그 분위기가 더 심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약학대학 내부 분위기에 따라 반수를 선택하는 학생 수의 차이도 큰 걸로 알려졌다.

약대 교수 B씨는 “약대마다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어떤 약대는 한 학년에 휴학생이 4명이라면, 다른 대학은 20명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마다 휴학생 수가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학내 분위기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휴학을 하고 이탈하기 시작하면 다른 학생들도 흔들리는 흐름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의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의대 진학 도전 열풍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A씨는 “의-정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의료계에서는 의사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지만, 오히려 학생들은 다르게 생각하는 걸로 보인다”며 “이번 의대 증원을 기회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 수시 모집에 인원이 몰린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가 안정적이고 수입이 높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은 거라고 본다”며 “정부에서도 의사 처우 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며 수가 인상안 등을 계속 내놓고 있어서 이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고 생각한다”는 것.

다만 “수입이 높다는 점에 끌려 의사를 선택한 이들이 많은 상황을 바꾸려면 정부가 정책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