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텔라스 “혁신 신약 조건 모두 충족하는 파드셉, 급여화 최선”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 허가...기존 표준요법 대비 사망위험 53% ↓
[의약뉴스]
드디어 우리는 새로운 표준 요법을 맞이하게 됐다
30여년 만에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 성적을 개선,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2023)에서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던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무맙 베도틴, 아스텔라스)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 병용요법이 한동안 1차 치료제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란 평가가 나와 눈길을 끈다.
수많은 혁신 신약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당분가는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치료 성적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대표 김준일)은 2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파드셉의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파드셉은 요로상피암 세포의 표면에 다량으로 발현되는 넥틴-4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와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비결합 미세소관 분열제 MMAE를 링커로 연결한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다.
파드셉이 요로상피세포암 세포의 넥틴-4에 결합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링커가 끊어지면서 MMAE가 방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또한 MMAE가 방출돼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면역 작용을 활성화, 면역기능을 활용하는 면역항암제와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파드셉은 이전에 PD-1 또는 PD-Ll 억제제(면역항암제) 및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EV-301 연구에서 단독요법으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의 위험을 30% 줄여 지난해 3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2, 3차 이상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지난해 유럽에서 발표된 EV-302 연구에서는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30년 이상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자리했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의 위험을 53% 줄여 지난 7월 25일, 1차 치료제로도 허가를 획득했다.
이 연구에서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객관적 반응률(Objectvie Response Rate, ORR)은 67.7%로 대조군(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의 44.4%를 크게 상회했으며, 특히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에 이른 환자가 절반에 가가운 29.1%로 대조군(12.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과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도 각각 31.5개월과 12.5개월로 대조군의 16.1개월보다 두 배 가까이 길었다.
무엇보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혁신 신약들이 등장해 끊임없이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넘어서지 못했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압도하는 치료성적을 제시, 역사를 바꾸었다는 측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EV-302 연구 결과가 발표된 유럽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 현장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발표 직후 주요 글로벌 진료지침에서는 기존의 표준요법들을 제치고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최선호 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파드셉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빠르고 공격적인 양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항암화학요법 외 마땅한 1차 표준치료 옵션이 없어 환자와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가 컸던 대표적인 암”이라면서 “파드셉은 전이성 요로상피암 최초의 ADC 신약으로, 30년 만에 새로운 요로상피암 1차 표준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하며 치료 전략의 대전환을 이끄는 주역”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에서 전체생존기간이 30개월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다시 한동안 1차 치료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들 역시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1차 치료법으로 전제하고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단독요법으로도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는 고가 항암제들간 조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0년 이상 거의 유일한 1차 표준요법으로 자리해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넘어선 만큼,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후 후속 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가운데 현재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유지요법으로 허가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머크)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기간을 포함하면 전체생존기간이 약 30개월로 파드셉과 키트루다를 병용한 1차 치료 성적과 유사하다.
다만 바벤시오 병용요법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만 시도할 수 있고,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역시 치료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시스플라틴을 투약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아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차 치료로서 더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박인근 교수는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환자 중에서도 바벤시오 투약 직전 질병이 진행하기도 한다”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 유지요법이 가능한 환자는 50%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치료를 시작하기는 어렵다”면서 “바벤시오도 좋은 약이긴 하지만, 선택적인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약과 처음부터 선택없이 쓸 수 있는 약은 다르다”고 역설했다.
앞서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3세대 EGFR-TKI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가 1차 치료에서 전체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했지만, 2세대 TKI 이후 타그리소 순차치료를 하더라도 생존기간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
이 역시 2세대 TKI 이후 타그리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다는 반론이 있었지만, 비용효과성을 이유로 반대에 막혀 장기간 급여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파드셉과 키트루다가 서로 다른 회사의 제품이라는 측면도 걸림돌이다. 국내 규정상 회사간 조율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텔라스는 파드셉이 가진 혁신의 가치를 환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접근성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김준일 대표이사는 “최근 심평원에서 혁신 신약의 기준으로 ▲대체 약제가 없는 약, ▲최종 임상지표를 현저하게 개선한 약, ▲신속심사 등의 경로로 허가된 약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파드셉은 이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혁신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스텔라스는 파드셉의 혁신성을 바타으로 어떻게든 급여를 통해 환자분들의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 박경아 이사 역시 “이러한 임상적 가치를 환자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제약사의 의무이고 사명”이라며 “특히 이 질환의 위중성이나 진행 속도를 고러해 가능하면 빠르게, 급여를 통해 약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나라의 상황상 병용요법이라 하더라도 제약사가네 직접적으로 급여 전략을 논의하기는 어렵고, 새로운 형식 급여 모델이어서 저희도 내부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인가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드셉의 급여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