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윤석열 정부 의료개혁안, 검은 속내 드러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 지명 반발...“의료영리화 야욕 보인 것”
[의약뉴스] 의협이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안을 두고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고 일격을 날렸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위시한 의료개혁에 더해 국가인권위원회 안창호 위원장을 후보로 지명한 것까지 모두 의료영리화에 대한 야욕을 보인 것이란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채동영 홍보이사겸부대변인은 29일 임현택 회장의 단식장 앞에서 진행한 일일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운영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에 따르면, 안창호 후보자는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을 개설하는 것을 막는 약사법 제16조가 직업 선택의 자유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서면 질의에 “사업장의 개설을 관련 자격이 있는 자로만 한정할지 여부는 검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원론적으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에 대해 관련 자격이 없는 자에게 해당 직무의 취급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며 검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약국뿐만 아니라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병원을 개설하는 것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변호사를 고용해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것 ▲세무사가 아닌 사람이 세무대리를 하는 것 ▲공인중개사가 아닌 사람이 공인중개사무소를 개설하는 것 ▲건축사가 아닌 사람이 아닌 사람이 설계 또는 감리를 하는 것 ▲공인회계사가 아닌 사람이 회계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허용할 지에 대해서도 “검토의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정부가 의료영리화에 대한 숨겨왔던 야욕을 드러냈다”고 촌평했다.
이미 의대 정원 증원, 간호법 제정, 수도권 신규 6600병상 등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먼저 채 부대변인은 “수도권에 6600병상이나 되는 신규 병원을 설립하는 건 영리화된 의료환경 구축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대 정원 2000명을 증원한 것은 저임금 의사를 다수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영리화된 병원의 운영을 위해서는 값싼 노동력이 필수이기 때문에 국가는 영리화된 의료기관에 값싼 의사와 간호사를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증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PA가 포함된 간호법 제정에 대해선 “의사로는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없다”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은 내팽개치고, 의료행위에 대한 문턱을 낮춰 충분한 의료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역시 “환자들의 편의를 개선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보험사에서 환자의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는 정책”이라며 “이를 통해 보험사의 문턱은 높이고 수익은 증대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안 후보자가 사무장 병원ㆍ약국 허용 여부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사무장 병원을 통해 자본과 기업이 의료기관 개설하도록 허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료기관에 자본이 유입되고 영리화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의 형태로 의료를 가져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협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서 현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엿볼 수 있다고 촌평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국정브리핑을 통해 의과대학 증원을 마무리, 이제는 지역ㆍ필수 의료 살리기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지역 병원을 가보면 비상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며 “현장의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어 저는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채 부대변인은 “오늘 국정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의료현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가보라고 했다”며 “값싸고 질 좋던 한국의 현 의료시스템이 무너지고 환자들이 버티지 못하게 되면 결국 영리화된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고 일갈했다.
이어 “국가에서 노골적으로 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발언들을 일삼으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으나 매번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지금까지는 의사 악마화를 통해서 국민의 눈을 가리고 진행할 수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욕심을 감추지 못하고 본심을 들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제 국민들이 직접 판단할 차례”라며 “대통령 말씀대로 의료현장에 직접 가보시고 의료 영리화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가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깊은 뜻을 잘 헤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