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섬유근통증후군
어떤 병이든 발병 원인은 있기 마련이다. 원인불명이라고 진단이 나오는 경우도 알지 못해서 그렇지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인 장형진씨( 사진 아래 )도 병원에서는 발병원인을 찾지 못했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집히는데가 있었다.
그가 심하게 아프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의 어느날 이었다. "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온 몸이 쑤시고 결리고 아팠습니다. 류마티스 증상과 비슷했지요. 일상의 일은 물론 조금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 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지금 거의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었다. 발병원인을 스스로 찾고 스스로 진단과 처방을 내려 그렇게 실천한 결과물이었다.
" 어릴 때 부터 나쁜짓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었지만요. 예를 들어 음식도 밥대신 과자나 라면 등 인스턴스를 즐겼지요. 고기도 물론 좋아했습니다.운동은 멀리했고요."
당연히 몸이 나빠졌다. 장씨는 인간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하고 음식도 씹어서 먹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나쁜 것만 먹다 보니 생활습관도 엉망이 됐고 마음도 소심해 졌다. 울적한 날이 많았다.
그는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도저히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병원에도 숱하게 다녔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는 이런 저런 검사끝에 류마티스라고 진단을 내렸고 또 어떤 병원은 섬유근염이라고하고 또 어떤 의사는 꾀병이라고도 했다.
그는 발병하기 전까지는 아프면 병원가면 낫는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 그러나 병원을 전전하면서 병원가서 낫지 않는 병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안 다닌 병원이 없고 좋다는 것은 다해봤다. 그러나 약을 먹을 때만 잠시 좋아졌지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
자신과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찾기로 했다. 우연히 한 게시판에 들렀는데 자신의 아픔과 너무도 같은 아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병원에서 약 먹고 나았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까 하다 그만뒀다. 완치보다는 진통제 정도의 처방만 받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병원순례 대신 자신에서 문제점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모든 것을 다 바꾸자는 것이었다. 음식도 생활습관도 심지어 생각까지 바꿨다.
여름철에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하나도 먹지 않았다. 그러니 놀랍게도 몸이 서서히 좋아졌다. 지금 그는 온전한 몸으로 도자기 공예라는 고급스런 재주로 삶을 즐겁게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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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는 부산의 대학병원에서 치료가 힘들다는 진단을 받고 죽으려고 까지 했으나 환자들과 고통을 나누면서 건강을 회복해 지금 해병대 근무를 잘 하고 있다고 한다. 의사에게 버림받은 그가 환자들과 믿음을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것이다.
장씨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환자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고 오만가지 검사 후 오히려 병을 얻는 경우도 있다" 며 의사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기도 했다. 섬유조직염 ,류마티스 염, 신경근통증염등 용어도 통일이 안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류마티스과 양형인(사진 위) 교수는 " "증상이 류마티스와 비슷하지만 루푸스 등 처럼 장기손상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라며 " 만성통증과 무기력, 전신신경쇠약, 쑤시고 결리는 것이 특징" 이라고 말했다.
양교수는 " 어떤 환자들은 가슴통증과 대ㆍ 소변 조차 힘들어 한다" 며 " 중증도에 따라 대증요법과 보존적 치료를 함께 한다" 고 강조했다.
* 섬유근통증후군- 정확한 질병의 용어 조차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 전국의 환자수는 추정치로 대략 1만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골격계 이상과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진단 기준에 따라 18군데의 압통점을 눌러 11개 이상에서 통증을 느끼면 진단 기준이 된다. 여기에 만성적인 전신 피로감과 불면증 그리고 우울증 까지 더해지면 확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