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대생 국시거부, 2020년과는 상황 달라"

추가 시험ㆍ일정 연기 등 대책 무용론..."대형 병원 줄도산 가능성"

2024-07-29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의과대학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 거부 사태를 두고 지난 2020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의사 실기시험 응시 서류를 제출한 인원이 전체 응시 대상 3200여명 중 11% 정도라고 발표했다.

▲ 복지부는 의사 실기시험에 전체 대상자 중 약 11%만 응시 서류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가 현실화하자 신규 의사 수가 급감해 의료 현장의 인력난이 내년에는 더욱 삼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가 시험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 2020년 국시 거부 상황에서는 추가 시험과 시험 일정 연기 등의 대책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은 이미 수업을 거부해 응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의료계 관계자 A씨는 “지난 2020년에도 정부의 의사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 응시를 거부했었다”며 “정부는 의사 증원을 포기하고 2021년도 의사 국시를 상ㆍ하반기로 나눠 두 차럐 실시해 의사 인력 공백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2020년과 같은 해결책이 효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020년과는 달리 의대생들이 아예 수업을 듣지 않아 시험 기회를 주더라도 이에 응시할 수 있는 인원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전문가들이 정부에 의대생들의 학교 복귀를 이끌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의대생들의 학교 복귀가 늦어지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대생들의 의사 국시 거부가 대형 병원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병원들이 의사 인력 부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의사마저 충원되지 않으면 운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의대생들의 의사 국시 응시 거부는 생각 이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형 병원들이 의료 인력 부족으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들에게 더 큰 문제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전공의가 배출되지 않으면, 병원엔 일할 사람이 없다”며 “그러면 경영 적자가 누적된 병원들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가 최대한 빨리 의료 대란 문제를 풀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지금이라도 의대생들이 학교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형 병원의 줄도산으로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