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ㆍ의대생 10명 중 8명 소아청소년과 지원에 ‘부정적’

전북대병원 유효현 교수팀, JKMS에 설문조사 발표...의료소송 우려 ‘98.89%’로 나타나

2024-07-08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해마다 떨어지는 가운데, 인턴ㆍ전공의들 사이에서 소청과 지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지적이다.

전북대병원 의학교육학교실 유효현 교수와 소청과 유지혜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전북의대 의대생과 전북대병원 인턴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의대생과 인턴 중 80%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소청과 폐과 선언’ 등이 ‘소청과를 바라보는 관점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했다.

설문조사 대상은 전북대병원 인턴과 의대생 729명으로, 연구에 사용하는 걸 거부한 7명과 부정확한 답변을 한 1명을 제외해 721명이다.

조사 결과, 전공의와 인턴 중 86.69%가 미래 전공 분야로 소청과를 선택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학생들이 교육 단계를 진행하면서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소청과 지원에 대한 의대생의 긍정적인 인식을 주는 요소로는 ▲소득 수준 ▲근무시간과 생활의 균형 ▲소아환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정서적 만족 ▲소아환자의 건강 향상에 대한 사명감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미래 발전에 대한 낙관 ▲소아환자의 건강 회복에 대한 전문적인 성취감 ▲소아환자의 회복에 대한 긍정성 ▲소청과에 대한 학문적 탐구가 꼽혔다.

반면 소청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로 ▲소득 수준 ▲근무시간과 생활의 균형 ▲소아 인구 감소 ▲보호자와의 상호작용 어려움 ▲대충매체 영향 ▲고용 불안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 ▲소송 등 잠재적인 법적 문제에 대한 불안 ▲미래 직업에 대한 불확실성 ▲소청과에 대한 학업적 매력 감소 ▲일반의와의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의료진 복지가 꼽혔다.

특히 의대생이 소청과 지원을 꺼리는 이유 중 소아 인구 감소와 환자 보호자와의 상호작용 어려움, 소송 등 법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여기에 이들은 레지던트 급여인상이나 기간단축, 그리고 ‘의대 정원 증원’이 소아과 인력 보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답변했다.

‘레지던트 급여인상이 소청과 전공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이는 42.3%였고, ‘소아과 레지던트 과정은 4년에서 3년으로 전환하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한 비율은 45.35%였다. 

나아가 전체 응답자 중 4.58%만이 의대 정원 증원이 소청과 인력 부족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의대생과 인턴 중 80.1%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소청과 폐과 선언’ 등이 ‘소청과를 바라보는 관점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고, 96.89%는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연구팀은 “의대생과 인턴 사이에서 소청과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컸고, 이는 더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며 “소아과 수련 및 진료 개발에 대한 정책이 중요하며, 의대생 수를 늘리는 것은 소아과 인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은 소아청소년과를 중요한 진료과로 생각하고 있지만 소송에 대한 위험과 집중 치료의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단념하고 있다”며 “의료 전문가를 위한 심리적 지원과 법적 보호 장치를 구현한다면, 학생들의 두려움을 줄이고 소청과 지원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