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ㆍ의대생 빠진 올특위, 대표성에 흠집

1차 회의 불참...의료계 일각 “급하게 구성해 불협화음”

2024-06-25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의협이 정부와의 협상 단일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의-정갈등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하지 않아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특위는 22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의대별 휴진계획 등 대정부 투쟁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올특위는 각 주요대학별 휴진계획 등 대정부 투쟁방안을 공유하고, 연세의대 및 울산의대가 정한 휴진계획을 존중하기로 했다.

다만, 앞으로는 각 직역이 개별적으로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투쟁계획을 함께 설정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국회 청문회 등 정치권의 논의과정과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

아울러 올특위는 2025년 정원을 안건에 포함하면 의정협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정부와의 대화에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발표한 ‘27일 무기한 집단 휴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무기한 휴진을 안건에 올리려고 했으나, 위원들이 동의하지 않아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규정에 따라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올특위가 첫 회의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했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빠져 의미가 없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공식적으로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

현재 올특위는 의대교수 4명, 전공의 4명, 시도의사회 3명, 의대생 3명, 의협 2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공의, 의대생 단체 모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1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의협은 올특위 구성을 발표하면서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위원 참여 공문을 보냈다고 했지만, 의료계에 따르면 각 단체는 관련 브리핑이 시작되기 4분 전에야 공문을 수령했다.

이에 의대협은 올특위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올특위 임정혁 공동위원장이 첫 회의를 마치고 취재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올특위는 위원 구성 과정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몫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 이들의 참여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올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대전광역시의사회 임정혁 회장은 “전공의들이 오지는 않았지만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공의 대표가 오시리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관계자는 “워낙 비상 상황이다 보니 올특위가 급하기 구성되면서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공의와 의대생이 없는 올특위는 대표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 의사회 임원은 “올특위에 의협회장이 들어가진 않지만 의협이 주도적으로 만든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올특위 위원장도 의협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한 인사로 결정하지 않았는가”라고 의협과 올특위를 동일선상으로 평가했다.

이 가운데 “올특위와 같은 단체를 구성할 때는 위원 추천을 받을 단체들과 먼저 교감을 하고, 위원 추천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에 진행한다”면서 “구성하겠다고 먼저 발표하고 위원을 공석으로 비워두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근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전공의단체와 의대생단체의 입장을 보면 이들과의 사전 교감없이 이렇게 급하게 발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올특위 출범이 상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의-정갈등 상황의 핵심인 전공의, 의대생과의 사전 협의가 없는 것을 보면, 출범 자체에 대한 로드맵을 함께 그려왔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만약 올특위에서 정부와 협의한다고 해도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돌아갈 수 있는지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