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진 이어 올특위까지, 의협 집행부 '불통' 논란

황규석 회장, “올특위 구성, 기사 보고 알았다”...의료계 일각 "정부와 닮아"

2024-06-21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의협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이를 중심으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또 다시 일방적 결정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협 집행부의 모습에서 현 정부의 불통이 떠오른다는 쓴소리 까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는 20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대학교수와 전공의, 시도의사회장 등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올특위 위원장은 임현택 회장이 아니라 교수와 전공의, 시도의사회에서 각각 1명씩 총 3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한다.

공동위원장 3인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 전공의 대표, 대전광역시의사회 임정혁 회장으로 결정했다.

교수 및 전공의 중에는 각각 공동위원장 1인과 위원 3인이 참여하며, 시도의사회에서는 공동위원장 1인과 위원 2인이, 의협에선 위원 1인과 간사 1인, 의대생 중에서는 위원 1인이 참여, 총 14인으로 운영하되, 모든 의결은 만장일치로 결정하기로 했으며, 언론 대응은 의협 최안나 총무이사겸대변인이 맡기로 했다.

최 대변인은 “현재 시도의사회 위원으로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과 제주특별자치도의사회 이승희 회장이 결정됐고, 교수와 전공의 위원은 각 단체의 추천을 받아 구성 중”이라면서 “올특위 첫 회의는 오는 22일 의협회관에서 진행하며, 전국 대학병원 등 휴진 현황 및 계획 등을 취합하고 향후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특위의 구성이나 위원장 선임을 두고 의협 집행부가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의협 집행부가 대의원회나 시도의사회와의 사전 논의 없이 ‘무기한 휴진’ 카드를 꺼내 들어 논란이 되고 있던 상황이라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올특위 구성을 발표하면서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위원 참여 공문을 보냈다고 했지만, 관련 브리핑이 시작되기 4분 전에야 공문이 도착했다.

이에 의대협은 올특위에 불참하겠다고 전달했으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도 이미 불참 입장을 밝혔다.

▲ 황규석 회장.

시도의사회 위원 구성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올특위로 이름이 바뀌고, 위원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의협의 언론 브리핑으로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회의가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며 "올특위 첫 회의가 열리는 22일에는 선약이 있어 참석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렇게 집행부에서 결정하고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은 투쟁 동력을 반감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며 “27일 무기한 휴진 역시 이를 소통하는 방식에 안타까움을 느꼈는데, 조금이라도 바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위원장은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집행부에서 결정해 내려주면 다른 위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상임이사회에서라도 논의했으면 나았을 테지만 올특위 자체나 그 구성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다”고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황 회장은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과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택우 회장(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이 오늘(21일) 임현택 회장과 비공식적인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교웅 의장과 김택우 회장이 임현택 회장을 만나 결정 과정에 있어 독단적인 결정을 지양해달라는 것과 27일 무기한 휴진에 대한 재검토를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면담을 진행하면 내분으로 보일 수 있어 비공식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집행부에서 27일 무기한 휴진에 대해 시도의사회장과의 소통 과정이 확실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를 설명해주는 과정 역시 부적절한 부분이 있어 많이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