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의정협의체 두고 대통령실-의료계 딴소리 "언론호도" 공방

대통령실 "정부와 1대 1 대화 원해 제안"...인수위ㆍ비대위 “제안받은 적 없다” 일축

2024-04-25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대통령실에서 의료계에 비공개로 제안했다는 ‘의정협의체’에 대해 의협에서 ‘제안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물론, 의협 비대위도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하자는 제안을 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은 23일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의료계 인사 5명과 정부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장 수석은 “대통령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과 만나는 등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의료계에서 정부와 1대 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정부가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의정갈등 해결하기 위해 의협, 전공의, 의대생, 교수단체 등 의료계와 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원점 재검토만 말하며 1대1 대화를 거절했다”며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와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되도록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장 수석이 언급한 의정협의체는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대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 5개 단체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 국무조정실 박구연 국무1차장, 교육부 오석환 차관이 참여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 의협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

그러나 의협은 5+4 의정협의체 구성을 제안 받은 적이 없다며 장 수석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42대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연준흠)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ㆍ비공식적 제안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정부는 대체 누구에게 의정 간 1대 1 대화를 제안했는지 공개적으로 질의한다”고 밝혔다.

인수위 관계자는 “만일 의협이 아닌 다른 단체에 제안해 거절당한 것이라면 왜 법정단체인 의협에 제안하지 않은 것인가”라며 “정부는 계속 창구 단일화를 요구하면서 정작 의료계의 목소리를 흩트리는 건 정부 아닌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정부가 의료계에 1대 1 대화를 제안했다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진정으로 의료계와 1대 1 대화를 원한다면 25일 출범할 의료개혁특별위원회부터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부의 모든 제안은 반드시 의협으로 창구를 단일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택우) 역시 정부로부터 협의체 구성을 제안 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의협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월 비대위 출범 이후부터 정부의 대화 요청이 있었다”며 “하지만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여야지, 결정권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주부터 정부에서 협의체를 언급하는데, 이름을 잘 짓는 것 같다”며 “비대위에게 그런 식으로 대화를 제안한 적은 없고, 5+4라고 하는데 5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비대위는 명확하게 요구사항을 전했고, 이를 정해놓지 않고 만나는 건 의미가 없다”며 “현재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 명령을 취소해야 정부 입장에 변화가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정부의 기조에 변한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평가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부당한 행정명령을 취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