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경기에 왠 약사 감시

유연성 없는 서울시 정책에 개국가 실망

2006-06-16     박진섭 기자

한국과 토고전이 치러지는 13일 서울시 주관으로 보건소 교차약사 감시가 실시돼 개국가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기간 중에 약사감시를 한다는 것 자체도 의아스러운 일인데 하필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 교차감시를 시행해 빈축을 사고 있는 것.

13일 서울 한 개국약사는 “우리나라 본선 첫 경기가 치러지는 날에 약사감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며 “각종 언론이나 정부도 이번 월드컵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나오는데 이런 마당에 감시라니 말도 안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약사는 “어제 호주와 일본전을 시청하고 난 뒤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찬물을 끼얹는 것도 아니고 일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더욱이 이번 약국 교차감시가 ▲약국자율점검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대장 ▲의료용 저장시설 점검부 ▲약국 등에서 무자격자 판매행위 등 광범위한 것이어서 적잖이 부담이 된다는 것.

교차감시는 13일과 14일 양일간 진행돼 축구 경기를 시청하고 나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당장 감시에 적발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돼 일선 약사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약사는 “토고전을 사이에 두고 감시가 벌어지니 약사감시는 약사감시대로 신경쓰이고 축구는 축구대로 신경쓰여 어느 것 하나 맘편히 준비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약사감시의 부당성을 토로했다.

그는 "서울시가 헛발질을 해도 제대로 했다" 고 흥분했다.

이 같은 약사들의 불만에 대해 보건소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당황스럽다”며 “왜 이런 날 약사감시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약사감시를 주관하는 서울시 보건정책과의 업무 유연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한 달전에 계획된 것으로 우리나라 경기 일정과 겹치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음부터 약사감시를 진행할 때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약사감시는 서울시 25개구 보건소에서 1명씩, 보건정책과와 함께 총 50명의 감시단이 진행하며 무작위로 약국을 선정해 감시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