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 수가계약’ 거북이 걸음 여전

단체장 선거, 이사장 임명으로 미뤄져

2006-06-05     의약뉴스
유형별 수가계약이 촉박한 시일에도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다.

각 단체장들의 선거와 6월말로 끝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임기 등 어수선한 상황 때문에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건보공단과 공급자 5단체 간에 최초로 당사자간 수가계약이 합의됐다. 이 합의 내용에는 올해 수가 계약은 종별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지금은 ‘종별 계약’이라는 개념을 ‘유형별 계약’이라는 개념으로 확대했지만 별다르게 진척된 것이 없다. 종별 계약은 종합전문병원, 종합병원, 한방병원 등으로 분류해 그 특성에 맞게 계약한다는 의미다.

유형별 계약은 종별계약을 포함해 요양기관의 유형별 특성을 반영해 분류하고 그에 맞게 계약을 해야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단일수가를 적용할 경우에 나타나는 자원배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공단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유형별 환산지수를 공동연구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사자간 계약을 성사시켜 관행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지만 그 이후 아무것도 진행된 것은 없다.

유형별 계약은 구체적인 개념조차 구체화되지 못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로 만료되는 재정건전화특별법으로 인해 올해 수가계약도 11월 15일까지 합의돼야한다. 그래서 유형별 수가계약에 대한 준비도 10월경에는 마쳐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금 공단과 공급자 5단체간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에는 공단과 공급자 5단체가 공동기획단을 꾸려 수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올해는 각 공급자 단체의 선거가 있었고 공단도 이사장의 임기가 6월로 끝난다. 따라서 각 단체와 공단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신임단체장들과 신임이사장의 상견례라도 이뤄지려면 7월은 돼야 한다. 지난해처럼 공단과 공급자단체가 공동기획단을 구성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지금 공단은 1일 급여개발추진단을 구성한 상황이다.

7월부터 10월까지의 기간에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유형별 수가계약을 준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협상시한을 넘길 수도 있다. 누구나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준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체장들과 이사장의 교체가 수가 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의 수가협상내용을 파기하지 않는 한에는 실무적인 준비는 계속 진행했어야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nicebong@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