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기, 진짜 엔데믹은 ‘아직’
김우주 교수, Satellite symposium...새 변이 및 백신 접종률 저하로 재유행 경고
[의약뉴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으로, 이달부터 위기 경보가 조정되는 등 본격적인 엔데믹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진정한 ‘엔데믹’으로 보기 이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의 등장과 점차 낮아지고 있는 백신 접종률로 인해, 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고려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최근 서울특별시내과의사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COVID-19 엔데믹 시대가 열리다’라는 주제로 Satellite symposium을 진행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내 총 누적 환자는 3178만 9625명이며, 총 사망자는 3만 4827명이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2020년에는 6만 72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사망자는 900명으로 증례치명률은 1.48%이고, 2023년 6월 현재 환자수는 336만 1645명, 사망자는 8234명으로 증례치명률은 0.24%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난 3년 반 동안 막대한 인명 피해와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했다”며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환자, 입원, 사망자 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효과를 낳았는데, 현재 엔데믹을 논할 수 있는 것도 2020년부터 백신접종이 이뤄진 것에 더해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나오면서다”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우리나라 인구집단의 혼합면역(백신 접종+감염)의 증가로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이 가능해졌는데, 혼합면역은 자연감염 또는 백신접종 면역보다 감염, 중증(입원, 사망) 예방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완전히 풍토병이 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고, 지금으로부터 2, 3년이 지나고 되돌아봤을 때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5월 11일 공중보건 위기 종료를 선언했지만, 지금은 엔데믹으로 가는 전환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새로운 변이가 없고, 백신접종이 잘 이뤄진다면 엔데믹으로 진행될 거라고 본다”며 “엔데믹 전환기에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높여 중증(입원, 사망) 발생의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재유행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낮은 코로나19 2가 백신 접종률(고위험군 중증 및 사망률 ↑) ▲변이바이러스 출현(오미크론 XBB 계통 하위 변이바이러스) ▲자연면역, 백신면역 등 인구면역감소 ▲엔데믹 선언으로 거리두기 완전해제 ▲팬데믹 무관심 ▲각급 학교 개학으로 소아, 청소년 중 유행 시작의 중심원 역할 ▲가을 기후, 사람행동 요인 등이 재유행의 위험 요인이라는 것.
김 교수는 “2023년 6월 1주차 주간 신규확진자는 11만 7217명이고 주간 일평균환자는 1만 6745명으로 감염재생산지수가 1.02이다”며 “감염재생산지수가 1 미만이면 엔데믹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왔다 갔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XBB 변이 바이러스의 주도적 유행 또한 문제가 되는데, 이 변이는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다”며 “현재 국내 감염자 10명의 4명은 재감염자로,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가 XBB 변이 감염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과 같은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해 고위험군의 접종률을 높여 사망률을 낮추는 한편, 보건의료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올해 가을, 겨울에 변이 바이러스, 면역 감소, 계절 요인 등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된다”며 “이에 국제보건기구는 단가 XBB 계통 변이주를 백신주로 선정, 가을 접종을 준비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올해 가을부터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새로운 단가 XBB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부 정책을 비판했는데, 우리나라가 팬데믹 초기에 미국, 영국보다 한참 늦은 백신 접종, 오미크론 유행 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르게 완화한 점을 잘못된 정책을 지적함과 동시에, 일관되지 않은 백신 접종 정책을 크게 비판했다.
지난 4월 7일 종료한 동절기 추가접종 이후, 갑작스럽게 5월 상반기 코로나19 고위험군 추가 접종을 진행하는 등 백신 접종 정책에 기준이 없고 애매하다는 것.
김 교수는 “5월 시작된 상반기 코로나19 고위험군 추가 접종에 있어서 ‘의료진 상담으로 접종을 권고 받은 65세 이상 중 2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이는 의료진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의료진이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근거를 줘야 하는데,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엔데믹 시기에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서 중증으로의 악화와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5일 이내 조기 항바이러스제 치료(팍스로비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백신 예방이 가장 좋지만, 그럼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보면 알겠지만 독감보다 심하다는 걸 이미 느꼈을 텐데, 독감과 달리 코로나19는 전신 감염이고 걸리고 난 이후에 후유증까지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초기 열이 나거나 인후통 등 증상이 시작되는데, 초기 일주일은 바이러스기, 그 이후에는 과도한 염증기로 이어진다”며 “병태생리학을 이해하면 초창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일주일 이상이 되어서 대부분 회복되지만 위중증이면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시기부터는 개원가에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며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 즉 저산소증, 호흡곤란, 쇼크, 장기부전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신속히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전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