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유산효과, SGLT-2 억제제에는 의미없다

초기 혈당 조절률과 심혈관질환 연관성 없어 혈당 조절 어려운 환자에 장기적 이점

2023-06-13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의약뉴스] 당뇨병 환자가 신규 진단된 후 초기에 강력하게 혈당을 조절하면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이른바 유산효과(legacy effect)가 SGLT-2 억제제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 당뇨병 환자가 신규 진단된 후 초기에 강력하게 혈당을 조절하면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이른바 유산효과(legacy effect)가 SGLT-2 억제제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른 혈당강하제들은 초기에 목표 혈당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지만, SGLT-2는 영향이 없다는 분석으로, 초기 혈당조절이 어려운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정부의 지원으로 신규 진단된, 심혈관질환 이력이 없는 약 25만 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유산효과를 분석, 그 결과를 최근 The Lancet Regional Health Europe을 통해 발표했다.

유산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연구진은 신규 진단된 환자에 대해 각각 치료 후 0~1년, 0~2년, 0~3년 사이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HbA1c)를 수집했다.

이어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 구간을 7% 이하와 7% 초과 8% 이하, 8% 초과 그룹으로 구분, 4.6±2.9년 후 심혈관 사건의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

심혈관 사건은 심근경색, 뇌졸중, 관생동맥 또는 말초동맥 재형성술 또는 우회술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가 7% 이하인 그룹에 비해 7%를 초과하는 그룹에서 심혈관 사건의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0~1년, 0~2년, 0~3년 사이 7% 이하로 조절된 그룹에 비해 7% 초과 8% 미만인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상대위험비(Hazard Ratio, HR)는 1.14(95% CI 1.10-1.19, P<0.001), 1.17(95% CI 1.12-1.22, P<0.001), 1.20(95% CI 1.15-1.25, P<0.001)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기간 7% 이하로 조절된 그룹에 비해 8%를 초과한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상대위험비는 1.19((95% CI 1.14-1.26, P<0.001), 1.26(95% CI 1.19-1.33, P<0.001), 1.33(95% CI 1.25-1.41, P<0.001)로 나타났다.

이를 다시 SGLT-2 억제제 투약 그룹과 SGLT-2를 투약하지 않은 그룹으로 구분한 결과,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다.

먼저 SGLT-2 억제제를 투약한 그룹에서는 전체 환자에서 확인된 양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0~1년, 0~2년, 0~3년 사이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가 7% 이하인 그룹에 비해 7% 초과 8% 미만인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상대 위험비가 1.15(95% CI 1.11-1.20, P<0.0001), 1.19(95% CI 1.14-1.24, P<0.0001), 1.20(95% CI 1.15-1.26, P<0.0001)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기간 7% 이하로 조절된 그룹에 비해 8%를 초과한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상대 위험비는 1.22((95% CI 1.16-1.29, P<0.0001), 1.29(95% CI 1.22-1.36, P<0.0001), 1.34(95% CI 1.26-1.43, P<0.0001)로 나타났다.

이와는 달리 SGLT-2 억제제를 투약한 그룹에서는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0~1년, 0~2년, 0~3년 사이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가 7% 이하인 그룹에 비해 7% 초과 8% 이하인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상대 위험비는 0.98(95% CI 0.76-1.26, P=0.85), 0.92(95% CI 0.71-1.19, P=0.51), 1.09(95% CI 0.83-1.44, P=0.54)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기간, 평균 당화혈색소 농도가 7% 이하인 그룹에 비해 8%를 초과하는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 상대 위험비는 0.86(95% CI 0.65-1.15, P=0.32), 0.78(95% CI 0.58-1.06, P=0.11), 1.12(95% CI 0.82-1.52, P=0.48)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신규 진단된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기본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의 경우 진단 후 처음 3년 동안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후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SGLT-2 억제제 투약 초기 2년간에는 이러한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았으며, 이는 이러한 약물이 유산효과의 현상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이러한 약물을 사용한 초기 치료가 제2형 당뇨병 진단 후 적절하게 혈당 조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장기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