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순위 ‘지각변동’…현재 진행형

본지 최근 6년간 매출순위 분석…한미·종근당↑-중외·한독↓

2006-05-08     의약뉴스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된 지난 2000년 이후 불과 6년 동안 제약업계 순위가 크게 요동치는 등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본지가 최근 6년간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제약사 순위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동아제약이 부동의 1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다른 제약사들의 매출 순위가 급변하는 등 지각 변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0년 넘게 업계 수위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동아제약은 의약분업 직후인 지난 2000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동의 업계 1위를 질주했다. 최근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박카스 신화가 일등공신으로 톡톡히 일조했다는 분석. 지난해 매출액은 5,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정도 감소했지만, 2위권과는 아직도 약 1,400억원 차이로 당분간 1위 수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어 2000년대 초 3위권을 유지하던 유한양행은 종근당의 분사 이후 2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2년 매출액 2,849억원으로 처음 2위에 오른 이래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위 자리를 고수, 업계 강자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반 업계 5위권에서 지난 2004년과 지난해 연속해서 업계 3위에 오르는 등 상위 제약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매출 목표 4,500억원으로, 내친김에 2위 유한양행도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녹십자는 합병효과를 앞세워 지난해 업계 ‘빅5’에 진입하며, 옛 영광 재현에 나선 상태. 올해 목표는 4,000억원으로 대웅제약, 중외제약과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분사 이후 한때 업계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던 종근당은 지난해 27%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앞세워 2,357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 당당히 업계 8위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한때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광동제약은 2003년 이후 비타500 효과를 추진력으로 지난 2004년 업계 10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11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 제약사로 발돋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그동안 업계 3~4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던 중외제약은 최근 매출 성장률이 주춤하면서 대웅제약과 녹십자에 역전을 허용, 지난해 급기야 업계 6위 자리까지 밀려 대조를 보였다. 또 한독약품은 업계 5~6위권에서 지난해 아마릴 등 주력제품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9위로 급추락했다.

또한 국내 제약사 최고의 연구개발(R&D) 경쟁력과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으로 업계 판도 변화까지 예고했던 LG생명과학도 지난해 매출 정체를 보이며, 8위에서 12위까지 밀렸다.

이와 함께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동화약품은 2000년 초반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10위권 명단에서는 자취를 감췄으며, 현재는 10위 중반대에서 와신상담하고 있다. 일양약품도 2000년 이후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한편,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급변하는 순위 변동 속에서도 꾸준히 자기 순위를 지키며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 수위는 각각 7위와 10위였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 중심의 제약사는 약진한 반면, 일반약 위주의 제약사는 쇠퇴하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지난해 10대 제약사의 명단이 지난 2000년과 비교해 전문약 위주의 제약사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