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의 ‘약 배달 신청’에 비대면 업계 ‘술렁’

“업체의 의도를 모르겠다” 혹평...'배민의 무리수' 비판

2023-02-10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 배달의민족이 안전상비약 배달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에 대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서도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배달의민족이 편의점 안전상비약 배달과 관련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에 대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서는 의도를 알 수 없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미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민이 단독으로 전문가 단체의 반발을 살 것이 뻔한 안전상비약 배달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저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배민이 지난해 2022년 12월 편의점 안전상비약의약품 배달과 관련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약사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서울시약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배달의민족은 상비약 배달 특례사업 신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배민의 규제샌드박스 신청에 대해 약사사회의 반발이 있는 가운데, 비대면 진료 업체들은 배민이 충분히 반대 의견을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을 과감히 추진한 이유에 관심을 가졌다.

비대면 진료 업계 관계자는 “배민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고, 해외에서도 일반의약품 먼저 배달을 시작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약사사회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 뻔한 사안”이라며 “이에 비대면 진료 업체들은 약사사회의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안전상비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 영역을 침범했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상비약 배달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앞장서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추진 중이고, 관련해서 전문가 단체와도 협의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는 안전상비약 배달 규제샌드박스는 통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비대면 진료의 주요 주체로 활동하는 단체가 있는데 단독으로 배민이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배민의 진정한 의도를 알기가 어려운 행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대면 진료 업계 입장에서는 문제제기 하고 싶은 수준”이라며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해명을 요구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배민이 섬세한 고려 없이 나쁜 수를 둔 것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업계 차원에서도 안 좋은 처사라고 본다”며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위해 전문단체들이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굉장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의민족이 급하게 약 배달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며 “그렇다면 이번 규제샌드박스 신청은 어쩌면 시장 반응과 전문가 단체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여론전을 시도한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에 “플랫폼의 역할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약품은 음식과 다르다는 점이 명확한데, 이를 섣불리 시도했다는 것이 참 잘못된 무리수라고 생각한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업계와 전문가 단체들의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대형 플랫폼의 횡포”라며 “배민과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의 방향성이 다르고, 보건의료단체들과 소통하려는 의지의 차이가 크게 드러난 부분이 바로 이번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