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전히 혼란스러웠던 2022년, 의료계 현안은?

실내마스크 해제 내년 본격화, 비대면진료...소청과 전공의 지원율 붕괴

2022-12-31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3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는 이제 그 기세를 잃고 엔데믹으로 접어들었고,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영향력은 의료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쳤다. 

정치권의 갈등은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더욱 심각해져,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번이나 낙마하는 일이 발생했고,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성과라고 자분 문재인 케어에 대해선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간호법,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같은 여러 법안들이 의사단체들을 긴장시켰고,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간호사의 사망사건은 필수의료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진료 열풍에, 이태원 참사로 더욱 심각하게 드러난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까지,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동안 의료계를 덮친 직격타들을 살펴봤다.

◆‘엔데믹’으로 접어든 코로나19

▲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 3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대응은 올해도 계속 이어졌다. 몇 번의 유행을 겪고,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하고 있지만,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 3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대응은 올해도 계속 이어졌다. 몇 번의 유행을 겪고,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하고 있지만,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풍토병화(엔데믹)로 전환하는 새 국면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9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부터 코로나19 방역 기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전면 해제로, 여름철 재유행과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우려 등이 있었지만 정부의 방역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대신 새 정부는 백신 접종 간격을 줄이고 치료제 처방 대상을 늘리는 등 중증환자를 줄이는데 집중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2022~2023년 동절기 접종계획 기본 방향’을 발표하면서 엔데믹으로의 변환 의지를 보였다. 기존 1차, 2차 등 차수 접종으로 지칭해온 코로나 예방접종을 인플루엔자(독감)와 유사하게 계절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으로, 유행 변이에 맞도록 개발된 백신을 최대한 활용해 시기별로 접종계획을 수립한다는 것.

다만 방역당국은 섣불리 ‘엔데믹’을 선언하기보다 유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백신접종을 독려하고 겨울철 유행을 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정기석 위원장(코로나19특별대응단장)은 지난 9월 WHO 사무총장 ‘코로나 종식 전망’ 발언에 대해 “대유행의 끝은 코로나 종식이 아닌 각 나라에서 팬데믹을 엔데믹 또는 에피데믹(국지적 유행)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엔데믹에 대한 정부의 기대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 검토’로 더욱 확실시됐다.

실내 마스크 해제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영국은 1월 말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고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미국도 올해 봄부터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도 8월 29일부터 일부 필수 시설만 남기고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고, 프랑스는 8월 1일에 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하고 일부 코로나19 방역조치도 해제했다.

우리나라도 전시와 충청남도가 불씨를 지피면서 위드 코로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다양한 논의 끝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3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조정단계는 1~2단계로 나눴는데 1단계 조정에서는 원칙적으로 실외에 이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자발적으로 착용하도록 권고로 전환하되 고위험군 보호 등을 위해 의료기관ㆍ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수단 내에서는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2단계 조정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 일부 실내 공간에 대해서도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착용을 권고하는 방역수칙 생활화로 전환한다. 이때에도 의료기관 등 필수시설의 의무 유지 필요성 등 별도 검토가 가능하다.

2단계 조정 시점은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심각→경계 또는 주의) 또는 코로나19 법정감염병 등급 조정(2급→4급) 시 시행한다.

또한 실내 착용 의무 조정 이후에도 신규 변이, 해외 상황 변화 등으로 환자 발생이 급증하거나, 의료대응체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경우에는 재의무화도 검토가 가능하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종합평가 결과가 등도 고려(‘매우 높음’ 단계 진입 시 등)할 예정이다.

방대본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 유행 규모가 증가할 수 있는 점도 함께 고려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추진방안을 마련했으며, 향후 모니터링을 거쳐 관련 지표 충족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중대본 논의를 거쳐 1단계 조정 시점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영미 본부장은 “앞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조정되더라도, 마스크의 보호 효과 및 착용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법적 의무에서 ‘착용 권고’로 전환되는 것”임을 강조하고, “필요시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수칙을 생활화해 달라”고 덧붙였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본격화 되나?

▲ 올해도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의사와 환자간 전화상담 등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진행됐으며, 정부는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의사와 환자간 전화상담 등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진행됐으며, 정부는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원격의료를 격하게 반대해왔던 의료계에서도 코로나19 사태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비대면진료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수용하는 분위기지만, 의료계의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한 각종 요구사항과 난립하는 비대면플렛폼 시장 형성에 따른 부작용이 변수로 작용해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정부에서 관련 협의체 준비했으나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가 불참했으며, 의정협의체 또한 중단돼 논의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의정간 논의기구나 합의된 내용이 전무한 만큼 내년에는 적정수가, 책임소재 등 의정간 치열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법상 의료인과 의료인 간 비대면으로는 원격진료가 허용되지만 의사-환자 간에는 허용되지 않는데, 코로나19 사태에 한시적 허용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해 의료계ㆍ시민단체와 협의 진행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지난 5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도 의료취약지 등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일차의료 중심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실제 정부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시점을 내년 6월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이어 11월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와 국회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의료계는 아직 내부적인 총의를 모으지 못한 실정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선 지난 7월 정보의학전문위원회를 출범시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대면진료라는 대원칙 하에 군부대, 원양어선 등에서 한정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안전성, 유효성 등을 검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앞으로 발표될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내부적인 검토 절차를 거쳐 총의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았으나 주로 지적으로 이어졌다.

서울시의사회에서는 지난 6월 대표적 비대면 플랫폼인 ‘닥터나우’를 불법행위에 따라 고발했으며, 이같은 문제를 방지하고자 정부에서는 지난 8월 병원ㆍ약국 담합금지 등 ‘비대면진료 플랫폼 가이드라인’ 확정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대면 플랫폼 ‘닥터나우’가 배달약국 운영 의혹과 전문의약품 불법광고 등을 이유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시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국감에서 지적된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편법 행위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법에 따라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무너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 수년 째 이어진 전공의 지원 미달로 ‘경고음’을 내던 소아청소년과가 결국엔 무너졌다. 

수년 째 이어진 전공의 지원 미달로 ‘경고음’을 내던 소아청소년과가 결국엔 무너졌다. 

소아청소년과는 저출산 등으로 인해 많은 위기를 겪고 있었지만, 올해 2023년 전공의 지원율을 통해 위기가 실체화됐다. 올해 2023 전국 전공의 지원 207명 중 33명만 지원, 전공의 지원율이 15.9%로 폭락하는 상황이 된 것.

이 같은 소아청소년과의 전공의 지원은 이미 경고를 보내고 있었는데, ▲2019년 80%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아청소년과계에선 소아청소년과 전문인력부족으로 고난이도, 중환진료와 응급진료의 축소 및 위축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환자 안전과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이 무너지자, 이에 대한 여파가 의료현장에 나타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11월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달 홈페이지 소청과 안내문에 소청과 의료진 부족으로 입원진료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비단 길병원 뿐만 아니라 이미 상당수 대학병원은 응급실에서 ‘소아내과’ 진료를 중단하거나 진료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시행한 전국 수련병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24시간 정상적인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이 36%, 전국의 교수(전공의 지도전문의) 당직 시행 수련병원이 75%임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 1인이상 운영은 27%에 불과했다. 2023년 전공의 지원이 악화돼 진료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응답한 수련병원은 75%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소아청소년 국가 건강안전망 붕괴 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소아청소년과학회와 의사회는 문제해결을 위해 ▲소아청소년 특성에 맞는 보장수준 강화로 의료인력 유입 및 중증도 중심 3차 진료 수가개선으로 의료전달체계 개편 ▲소청과 전공의 수련지원 및 지원 장력 정책 시행 ▲전국 수련병원의 인력위기 극복 위한 전문의 중심진료 전환 ▲1차 진료 회복 위한 수가 정상화로 관리, 중재 중심의 1차 진료 형태 전환 ▲소청과 필수의료 지원 및 정책 시행 전담부서 신설 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기본 입원진료 수가의 소아연령을 가산, 2배 이상 강화해 전공의 인력 유입이 가능한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해야 한다”며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필수진료 수가 정상화로 위기를 극복했고, 국내 신생아집중치료실의 병상과 전문인력 부족사태에서도 입원진료 수가 100% 인상으로 병상 증설과 의료인력의 유입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도에 따른 입원 및 행위료를 가산해야 한다”며 “3차 병원의 부족한 인력이 중증질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질환 대비 중등도에 따른 가산율을 높여, 경증질환의 하급병원 재분포를 유도하고 부족한 의료 인력자원을 효율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공의 유입 급감으로 소멸 우려되는 필수진료과인 흉부외과, 외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공의 임금지원과 보조인력 비용지원이 소청과에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는 게 소청과학회, 의사회의 설명이다.

이들은 “고난이도, 중증 입원진료의 인력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을 지원하고, 응급전담전문의 고용지원 사업을 확대 시행해야 한다”며 “입원전담전문의 관리료의 성인대비 소아가산 및 소아청소년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신설하는 한편, 병원평가 및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환자안전 평가점수에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실전담전문의 및 응급전담전문의 운영 점수가 가산되고, 합당한 보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출산과 코로나19로 인한 진료량 감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고, 환자수 기준의 대량진료가 아닌 연령가산과 관리, 중재 상담료 산정을 통한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저평가된 1차진료 수가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소아청소년 필수진료 정상화와 위해 복지부 내 실행기구인 소아청소년 필수진료지원 TFT와 상설 소청과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은 “소아청소년의 국가적 건강안전망이 붕괴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직속 논의기구를 만들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기획재정부, 소아청소년과의사들이 현장 상황에 맞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국회가 이러한 정책들을 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