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90점 이상의 회장으로 기억되겠다

2022-09-30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지난해 3월, 3명의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한 서울특별시의사회의 새로운 수장에 박명하 회장이 선출됐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그러니까 정해진 회장의 임기 3년 중 거진 절반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지금까지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지난 29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진행된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 진행한 사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회무 계획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가운데)은 지난 29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 진행한 사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회무 계획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성공적이었던 사업과 가장 부진한 사업은?

박명하 회장은 지난 임기동안 진행한 사업들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업으로 ‘코로나19 재택치료 서울형’을 꼽았다.

박 회장은 “2021년 10월 병원급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재택치료는 간호사로 한정되고 24시간 대응이라는 조건이 의원급이 참여하기에 불가능했다”며 “재택치료에 의원급 참여가 당연하고도 필수적이라는 생각에 서울형 재택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정부와 시청의 협조와 구의사회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13개구 171명의 회원이 참여하여서 연 5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환자 모니터링을 하였고 코로나19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며 “‘서울형 재택치료’의 성공으로 의원급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게 되어 전국적으로 동네의원의 신속항원검사와 전화상담처방 그리고 대면진료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또 “‘서울형’은 중앙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정부와 국회 그리고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와 시도의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으며 국무총리의 서울시 의사회관 방문까지 이뤄져 서울시의사회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생각한다”며 “더 큰 의미는 참여 회원간의 동료애와 자부심 그리고 구의사회와 시의사회에 대한 신뢰와 존재의미를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보건소와 의사회가 참여하는 지역사회 돌봄 사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지도 높아졌다”며 “구의사회와 회원들, 그리고 코로나 19로 고생한 시민들을 도운 보람 있고 자랑스러운 사업이었다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박 회장은 ‘가장 부진했던 사업’으로 ‘의원에서의 119 출동 개선 문제’를 꼽았다.

그는 “119 구조 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20조 2항 7호 병원간 이송 요청시 출동 거부할 수 있고 단 응급 환자의 경우 의사 동승시 가능하다는 불합리하고 환자 안전에 위해가 되는 시행령 개정을 위해 취임하자마자 노력했다”며 “서울시 소방 재난본부와 서울시의회 의장을 방문해 협조를 구했고, 법제처와 국민권익위에 법령 정비 의견도 보냈지만, 아쉽게도 소방청의 반대 의견으로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22일 국회 행안위의 천준호 의원을 강북구의사회 장성광 회장과 방문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하도록 협조를 구했고 지난 월요일에는 소방청을 방문, 법령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며 “지난 화요일에 시의회 보건복지위 윤영희 시의원을 면담해 조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눴다. 법제처에도 ‘병원’의 의미에 대한 법령해석을 요청해 놓은 상태로, 임기 중에 해결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비대면 진료, 사회복지법인 부설의원, 필수의료 등 산적한 현안들은?

지난 6월 박명하 회장은 닥터나우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한 이유를 살펴보면, 닥터나우가 앱(어플리케이션)으로 환자가 원하는 의약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통해 의사의 진찰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후, 제휴된 소수의 특정 의료기관에서만 처방받도록 하는 등 비대면 진료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

이후 진행상황에 대해 박 회장은 “지난 6월 닥터나우를 고발한 이후, 8월에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고발 이틀 뒤에 해당 업체에서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고발 취하를 요청했으나 현재 취하를 하지 않고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도 전국적으로 의료계뿐만 아니라 언론의 격려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불법 의심 상황에 대해서도 제보가 들어오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서울시의사회의 고발 이후 부족하지만 정부의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이끌어 냈다. 서울시의사회의 입장은 코로나19 심각 단계를 완화,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중단하고 플랫폼 뿐만 아니라 비대면 진료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플랫폼 업체의 불법적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보를 받고 감시해 필요시 법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부설의원 문제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문제 제기를 하고,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을 만나, 국감서 질의를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논의했다”며 “보건복지부도 방문, 이기일 제2차관에게 문제점을 공유했고 담당 사무관들과 회의를 하여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회 윤영희 시의원에게도 사회복지법인 뿐만 아니라 의료생협에 대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자고 했다. 서울시청 관계자들과도 회의를 진행했다”며 “채널A에 제보, 방송을 통해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켰는데 후속 취재도 논의하고 있다. 아직은 가시화된 성과는 없지만 사회복지 법인 부설의원의 폐쇄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이후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필수의료와 관련해선, ‘필수의료의 정의부터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과연 무엇이 필수의료인지부터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이에 대한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에 관여되는 과목이 필수의료이고, 많은 의료인력이 없는 과 역시, 국민건강에 위해가 되기 때문에 필수의료이다. 특정 과만 필수의료라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보면 신경외과의 지원율 자체는 높은 편이지만, 실제 대학병원에서 필요한 수술을 하는 의사인력이 부족하다”며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문제를 생각하고, 대책을 고민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재정 투입이 중요한데,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막는 형식으로 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임시 90점 이상 평가를 받는 회장 되고 싶다

임기의 전반부를 지나, 이제 후반부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박명하 회장은 스스로를 몇 점짜리 회장이라고 평가할까?

박 회장은 “공약으로 의원 문을 닫고 한 발 더 뛰겠다고 약속했는데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1년을 넘어 3년 임기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며 “상근과 회비인하를 단행한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공약을 하나하나 지키려 노력하고 있고, 올바른 판단과 집요한 추진력으로 현안에 대처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흡했던 부분을 후반기 임기 내에 해결코자 최선을 다해서, 약속을 지키는 회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며 “회무 평가를 스스로 하라 하니 민망하지만 80점은 되지 않나 생각한다. 퇴임 시에는 90점 이상의 평가를 회원들에게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순수한 열정으로 노력하고 성과를 냈던 회장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회장들도 서울시의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