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뒤 코로나 종식 가능성, 의사도 마스크 안써 출구전략 준비해야
정기석 단장, 세계는 엔데믹 준비 중...유럽 호흡기학회서도 의사들 마스크 안 써
[의약뉴스]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 관련, 코로나19 비상 대응 체계를 일상 대응 체계로 전환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세계적으로 ‘엔데믹(풍토병)’으로의 전환 분위기가 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특별대응단 정기석 단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비상 대응 체계를 일상 대응 체계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먼저 정 단장은 지난 13일 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말하면서 방역 노력을 기울이자고 언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그는 “여기서 말한 대유행의 끝은 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니라 팬데믹이 각자 나라에서 엔데믹으로, 또 계절에 따라 에피데믹(국지적 유행)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WHO 사무총장의 발표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도 이미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영국은 이미 1월 말에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고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미국도 올해 봄부터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도 8월 29일부터 일부 필수 시설만 남기고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고, 프랑스는 8월 1일에 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하고 일부 코로나19 방역조치도 해제했다.
정 단장은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방역 완화 이후에도 큰 대유행이 없이 잘 유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영국은 실내 마스크 해제 당시에 100만명당 확진자 수가 130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100명대로 유지되고 있다. 물론, 북반구의 여름을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발생자 숫자가 떨어진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프랑스도 증감은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낮아졌지만, 영국이나 프랑스들도 마스크는 해제했지만 돌아올 북반구의 겨울을 생각하면 마냥 안정된 상태로 유지는 안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 단장은 최근 방문한 유럽 호흡기학회에 다녀왔는데, 실내에서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최근에 유럽 호흡기학회를 다녀왔는데, 거기는 코로나19에 의한 폐렴을 보는 유럽, 미국, 아시아 각국의 의사들이 다 모이는 자리인데 실내에서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이것(중대본 브리핑)보다 더 촘촘히 앉아서 강의를 하고 토론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각자의 위험을 알고 있는 호흡기내과 의사들이 안 썼을 때는 실내에서는 이제 어느 정도 벗어도 되겠다라는 그런 각자의 자신감, 객관적인 각 나라의 통계에 근거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도 확진자와 치명률 추이를 본다면 이들 나라와 같이 일상적 대응체계 전환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는 게 정 단장의 설명이다.
정 단장은 “매년 독감에 대비해서 질병청에서 주의보를 내리지만 우리 국민들은 일상을 그냥 그대로 유지한다. 마찬가지로 코로나도 앞으로 그런 질환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며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왔다. 독감도 마찬가지겠지만, 같은 시스템에 의해서 이 질병은 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 제시의 이유는 우리나라 방역체계와 더불어 최근 들어 낮아진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자리잡고 있다고 짚었다.
정 단장은 “우리나라는 병상이나 여러 가지 외래진료 시스템들을 아주 잘 갖춰놨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21~22만 명이 발생하더라도 안정되게 의료체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준비를 정부가 해놓았다”며 “우리나라의 코로나에 의한 치명률은 0.04%로 초기에 0.21% 정도의 치명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1/10 정도로 줄어든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특별대응단 정기석 단장은 “이번 하반기에는 독감이 오면서 11월 말을 전후해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낮은 면역을 가지게 될 전망으로, 한 번 더 유행이 찾아오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오늘 중대본 회의에서 특별히 17개 시도 및 지자체에 보건의료협의체를 구성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각 지자체에서 대유행이 한 번 더 왔을 때 지난번보다는 탄탄하게 대비하도록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에 대한 종식이 이어질 때 우리나라만 뒤처져서는 안 된다”며 “우리나라는 교역으로 국민의 부 대부분이 이뤄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추세에 떨어졌다가는 그만큼 늦게 된다”고 전했다.
또 “출구전략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하며, 6개월 정도 뒤면 본격적으로 그런 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본다”며 “전문가 등과 함께 방역상황을 살피면서 논의하고 의견을 모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정 단장은 “우리나라는 실내 마스크를 의무로 쓸 뿐 학교ㆍ일터 폐쇄 등을 보는 국가별 엄격성지수는 매우 낮다”며 “가장 눈에 띄고 불편한 실내 마스크 착용은 우리나라만큼 강하게 하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