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 중학교 입학 '위장전입' 의혹
인재근 의원, 중학교 진학 앞두고 자가→처갓집 등 수상한 주소 이전 지적 복지부, 입시 유리한 학교 진학 아닌 교우관계 어려움 겪어 불가피한 선택
[의약뉴스]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내지면된 조규홍 후보자의 자녀가 중학교 입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조 후보자 측은 교우관계로 어려움을 겪어 선택한 불가피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규홍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분석한 결과 조 후보자가 주민등록법을 위반해 위장전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유학을 마친 후 2005년 7월 27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소재한 아파트(이하, 평촌동 아파트)에 전입을 신고했다. 평촌동 아파트는 1998년 9월 매입해 2014년 처분하기까지 조 후보자가 소유하고 있었던 집이다.
평촌동 아파트에 전입한지 약 1년 4개월이 지난 2006년 11월 17일 조 후보자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위치한 아파트(이하, 호계동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다. 호계동 아파트는 평촌동 아파트와 대로(大路) 하나를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로, 조 후보자의 처갓집이다. 조 후보자는 같은 날 세대분가까지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한 달여 뒤인 2006년 12월 20일, 조 후보자는 다시 평촌동 아파트에 전입을 신고했다. 조 후보자와 가족이 그 한 달 사이 실제로 호계동 아파트에 살았는지도 불분명하고, 설령 살았다고 할지라도 굳이 한 달 동안만 주소를 옮겼어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주소 이전은 조 후보자 딸의 중학교 배정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2006년 말은 조 후보자 딸이 중학교 진학을 앞둔 시기였다.
경기도안양교육청에서 제작한 ‘2007학년도 중학교 입학 배정 업무 시행 지침’에 따르면 안양시는 구역 내 출신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중학교 배정 방안이 나눠진다. 인재근 의원실이 복지부 인사청문관리단에 조 후보자 딸이 다녔던 초등학교를 문의했으나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대신 평촌동 아파트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평촌초등학교의 배정방안을 살펴보면, ‘호계동 아파트 소재 주소지는 범계중, 평촌동 아파트 소재 주소지는 평촌중을 선택하여 1지망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조 후보자가 한 달 사이 전입 변경을 신고한 호계동 아파트와 평촌동 아파트의 주소지에 따라 1지망 중학교가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2007학년도 중학교 입학 배정 업무 시행 지침’에서는 배정원서 접수기간을 2006년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로 정하고 있는데, 해당 접수기간은 조 후보자가 호계동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던 한 달여의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인재근 의원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도 또다시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조 후보자와 복지부는 관련 정보를 숨기는 데 급급해 더 큰 의문을 낳고 있다”며 “딸의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불과 한 달여 사이 두 주소지를 왔다갔다한 모습을 선뜻 이해하긴 어렵다. 조 후보자는 ‘오락가락 위장전입’ 의혹을 국민께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후보자 자녀는 초등학교 시절 주변 학생들과 교우 관계로 인해 학교 생활이 매우 어려웠다”며 “후보자는 맞벌이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오랜 고민 끝에 자녀가 다른 학교에 입학하여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어린 시절 실제 돌봐주신 외할머니가 계신 도로 건너편의 외할아버지 집에 거주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가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입학할 가능성이 높았던 중학교와 실제 입학한 중학교는 모두 평판이 좋은 학교였다”며 “두 학교는 고등학교 입학에 있어 동일 학군에 속하기 때문에 특정 고등학교에 입학을 위한 목적이 결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입시에 유리한 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우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음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