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우울ㆍ불안 등 정신건강지표 개선
복지부, 올해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발표 소득감소ㆍ고립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한 자살생각률 증가
[의약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울, 불안 등 증세를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던 지난해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는 우울ㆍ불안 등 정신건강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 및 현황 파악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2020년 3월부터 분기별로 실시해 오고 있다.
특히 이번 2022년 2분기(6월) 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및 점진적 일상회복 추진 이후 처음 실시한 조사로, 그간의 국민 정신건강 현황 및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3ㆍ6ㆍ9ㆍ12월 분기별 온라인 설문조사로 이뤄지며, 이번 조사는 전국 19~71세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불안, 우울, 자살 생각, 일상생활 방해 정도, 심리적 지지 제공자, 필요한 서비스 등 총 16개 항목에 대해 이뤄졌다.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울위험군은 16.9%로, 코로나19 실태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점차 안정화되는 추세이지만, 2019년(3.2%)의 5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해 여전히 높고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6월 조사 결과도 30대가 24.2%로 가장 높고, 40대(17.0%),50대(16.0%),20대(14.3%),60대(13.0%)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18.6%로 남성(15.3%) 보다 3.3% 더 높았다.
소득이 감소한 경우의 우울위험군이 22.1%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집단(11.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 경제적인 문제와 정신건강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1인 가구의 우울위험군이 23.3%로 2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가구(15.6%)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결혼상태별로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미혼, 사별‧이혼 등)가 20.6%로 기혼(14.3%)에 비해 높았다.
다른 정신건강지표와 달리 자살생각률은 2022년 6월 12.7%로 3월(11.5%)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초기(2020년 3월 9.7%)에 비해 여전히 높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4.6%)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8.8%로 가장 높았으며, 20대(14.8%), 40대(13.1%),50대(9.8%),60대(7.3%) 순이었고,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13.5%로 여성(11.9%) 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자살생각률은 여성이 높은데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꾸준히 남성의 자살생각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소득이 감소한 경우의 자살생각률이 16.1%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집단(9.2%)에 비해 약 7% 가량 높게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자살생각률이 18.2%로 2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가구(11.6%)에 비해 1.5배 높았으며, 결혼상태별로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미혼, 사별‧이혼 등)가 16.9%로 기혼(9.8%)에 비해 높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려움 및 불안에 대한 수치는 감소 추세를 유지 중이며, 2022년 6월 조사결과는 코로나 기간 실시한 조사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코로나19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낙인’도 2022년 6월 조사결과 6.2점(총 15점)으로 지난해 3월(8.1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여전히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12.0%에 불과하며, 이용의사 비율(60.2%)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 방해정도(0~10점)는 4.4점으로, 지난 3월(5.1점)에 비해 감소했다. 필요서비스는 경제적 지원이 2.05점으로 가장 높았고, 감염병 관련 정보(1.94점), 개인 위생물품(1.89점) 순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 연구진(책임 연구자: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현진희)은 두려움, 불안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적절히 감소하고 있지만 우울의 감소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국민들의 우울감 감소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소득 감소, 고립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정신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자살이 증가할 우려에 대비, 경제적ㆍ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복지부 정은영 정신건강정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실시한 조사에서 우울, 불안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다른 한편 자살생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동안 누적된 경제, 정신, 신체 건강문제가 일상회복시기 자살 위기로 분출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국민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