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

2022-07-20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의약뉴스]

현재까지의 RWE는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해 3월,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노바티스)가 우여곡절 끝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킴리아는 회생의 가능성이 거의 없던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 DLBCL) 및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ediatric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pALL) 환자의 생존율을 50% 가까이 끌어올린 기적의 치료제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이를 담아내지 못한 관련 법 등 여러 가지 한계로 인해 국내 허가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제정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고, 이 법의 수혜를 받은 1호 치료제로 킴리아의 품목 허가가 이뤄졌다.

그리고 지난 4월, 국내 품목 허가 후 1년여 만에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4~5억에 이르던 투약 비용이 약 1800만원으로,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적용하면 약 600만원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

덕분에 기존 치료에 실패해 삶의 막다른 길에 몰려있던 환자들이 다시 한 번 치료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건강보험 적용 이후 투약례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투약 결과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를 만나 킴리아의 가치와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경험을 들어봤다.

 

▲ 지난해 3월,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노바티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품목 허가 후 1년여 만에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실제로 건강보험 적용 이후 투약례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투약 결과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를 만나 킴리아의 가치와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경험을 들어봤다.4~5억에 이르던 투약 비용이 약 1800만원으로,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적용하면 약 600만원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덕분에 기존 치료에 실패해 삶의 막다른 길에 몰려있던 환자들이 다시 한 번 치료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건강보험 적용 이후 투약례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투약 결과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를 만나 킴리아의 가치와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경험을 들어봤다.

 

◇재발/불응성 DLBCL 및 pALL, 치료 옵션 제한적이고 기대 여명도 짧아
현재 킴리아의 국내 허가 적응증은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및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다.

DLBCL과 pALL 모두 1차 항암화학요법의 치료 효과가 좋아서 대부분 부분 관해(Partial Response, PR) 이상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처음부터 반응하지 않거나 관해에 이른 후 재발하며, 이 경우 마땅한 치료옵션이 없고, 기대 여명도 상당히 짧다.

이와 관련, 변자민 교수는 “암은 크게 고형암과 혈액암으로 나누어지며, 혈액암 중에 백혈병과 림프종이 대표적 질환”이라며 “림프종은 우리나라 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조직학적으로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구분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중 비호지킨 림프종은 B세포 림프종과 T세포 림프종으로 나누어진다”면서 “B세포 림프종 중에서도 DLBCL은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른 공격형 림프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40%를 차지하는 대표 질환으로, 재발 가능성도 높다”면서 “10~15%의 환자는 1차 치료에 불응하고 20~25%는 관해 후 재발을 경험하는데, 100명이 재발하면 90명 정도가 특별한 치료 옵션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다음으로 “킴리아의 또 다른 적응증은 백혈병으로, 백혈병은 경과에 따라 급성 백혈병과 만성 백혈병으로 구분되며, 이는 다시 세포 특성 등에 따라 림프구성과 골수성으로 분류된다”면서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소아 백혈병의 약 80%, 청소년 백혈병의 약 56%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행히 환자의 대부분은 1차 치료인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일부 환자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병이 재발된다”며 “재발성ㆍ불응성 DLBCL 및 pALL 환자들은 모두 치료옵션이 없어 기대여명이 6개월 정도였지만, 킴리아가 등장하면서 단 한 번의 투여로 높은 치료 효과와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2세대 CAR-T 킴리아, r/r DLBCL에서 ORR 50% 상회...RWE 데이터는 더 긍정적
킴리아는 환자에서 채취한 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가 발현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조합시킨 후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의 1인 맞춤형 항암제다. 

변자민 교수는 “킴리아는 면역치료 중 가장 차세대 주자로 새롭게 등장했다”면서 “환자의 정맥에서 T세포를 채취한 후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 한 후 다시 해당 환자에게 주입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처럼 원샷(one-shot)으로 몸 속 암세포를 찾아내 없앤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보다 획기적”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CAR는 세포 내 CD3의 제타(zeta)체인, 공동자극(costimulation)을 위한 CD28 혹은 4-1BB 도메인, 그리고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징적인 항원을 인지하는 단클론항체의 scFv (single chain variable fragment) 로 이루어져 있다”면서 “초기 개발된 1세대 CAR의 경우 공동자극 도메인이 없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활성화 신호를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CD28이나 41BB등과 같은 costimulatory 수용체의 신호전달 부위를 CD3의 제타(zeta)체인에 추가한 것이 ‘2세대 CAR-T’”라며 “CD28이나 4-1BB에 기반한 2세대 CAR-T들은 장기적이고 향상된 항암효과를 보인다”고 소개했다. 

특히 “2세대 CAR-T의 시작을 알린 킴리아는 4-1BB 신호전달 도메인에 기반해, 효과를 오래 유지하고 부작용을 줄였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JULIET 임상에서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었던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이 킴리아 투약 이후 질병이 개선됐으며, 40%에 가까운 환자가 완전 관해(Complete Response, CR)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킴리아를 투약한 환자 가운데 3분의 1이 2년 이상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해 있었다.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이 없어 기대 여명이 6개월에 불과했던 환자들에게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보여 준 이후 킴리아는 ‘기적의 치료제’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는 곧 CAR-T 연구의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또한,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킴리아를 2회 이상 재발하거나 불응한 DLBCL 환자의 표준 요법으로 권고했다.

이와 관련, 변 교수는 “재발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JULIET 임상연구에서 킴리아의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53%, 완전 관해율은 39.1%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임상연구에 따르면 추적 관찰 기간의 중앙값(median follow-up)은 40.3개월 정도로, 이 기간 동안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치료 옵션이 없어 기대 여명이 6개월이었던 재발성ㆍ불응성 DLBCL 환자들에게 40개월에 이르는 새 삶을 제공해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그는 “(향후 재발을 하더라도) 40개월 후에는 더 좋은 약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연장된 생존 기간에) 추가 옵션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 변자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작년 킴리아가 허가된 이후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해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현재까지 임상보다 RWE(Real-World Evidence) 결과가 더 좋다”면서 “부작용도 임상보다 적다”고 전했다. 

특히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고되고 있는 치료 성적은 임상연구에서보다 더 긍정적이라는 것이 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작년 킴리아가 허가된 이후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해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현재까지 임상보다 RWE(Real-World Evidence) 결과가 더 좋다”면서 “부작용도 임상보다 적다”고 전했다.

실례로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대기 환자를 포함해 킴리아 치료 받은 환자는 22명(DLBCL 기준)이며, 이 중 절반가량이 투여 받았다”면서 “아직 자세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내부 데이터 반응률이 높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으며, 특히 RWE는 임상연구에 들어갈 수 없는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도 포함되어 있음에도 더 좋은 결과가 나와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킴리아, 조기에 투약 할수록 유리...CAR-T 센터로 빠르게 보내야
킴리아는 병원에서 환자의 혈액 샘플(T세포)을 채취, 동결 과정을 거쳐 해외 제조소로 발송하면 이곳에서 유전자 조작과 세포배양을 진행해 개인 맞춤형 세포를 제조하고, 다시 국내로 들여와 제조한 CAR-T 세포가 환자에게서 원활하게 수용되도록 화학처리한 후 환자에게 투약하는 과정을 거친다.

1명의 면역 세포를 활용한 첨단 바이오 의약품인 만큼, 제조를 위해 고도화되고 전문화된 과정을 필요로 한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던 기존의 의약품과는 달리 환자 한 명 당 하나의 사이클을 통해 해당 환자에만 적용 가능한 맞춤형 치료제로 제조되고, 각각의 과정에서 의료진과 제약사간 협업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규제 당국에서 요구하는 검사항목들도 깐깐하다.

이에 첨단재생바이오법에서는 정부의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받은 CAR-T 센터에서만 CAR-T 치료가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재까지 킴리아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을 포함해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총 4곳이며, 조만간 서울아산병원도 오픈할 예정이다. 

변자민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2021년 CAR-T 센터를 준비했으나, 식약처의 철저한 기준에 맞추기 위해 3~4개월정도 다시 공사를 진행, 지난해 12월 센터 오픈을 허가 받았다”면서 “환자들을 위한 치료 안전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CAR-T 센터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도록 한 규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킴리아는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기 때문에, 대상 환자를 CAR-T센터로 빠르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전처리 후 해외로 발송하고, 제조 후 다시 들여와 후처리 과정을 거치는 동안 환자의 상태가 투약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될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것이 변 교수의 설명이다. 가교 치료를 통해 환자의 컨디션을 유지 할 수 있다는 것.

변자민 교수는 “환자 컨디션이 좋을 때 투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혹시나 배송 기간이 길어진다 하더라도 가교 치료로 환자 상태를 좋게 유지한 후 킴리아를 투여하기 때문에 특별한 한계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며, CAR-T 치료 이후에도 재발하는 환자들에 대한 연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변 교수는 “킴리아의 부작용은 크게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과 뇌증(encephalopathy)으로 대표되는 신경독성(neurotoxicity)이 있다”면서 “CRS의 경우는 익히 알고 있는 부작용이기 때문에 트레이닝이 잘되어 있어 문제가 없지만 신경독성의 경우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여 이후 3개월 정도는 감염이 생길 위험성이 있다”면서 “이때 환자 상태를 지켜보고 필요시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현재 코디네이터가 주 단위로 추적 관찰을 해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반응률(ORR)이 53%라는 의미는 반대로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반 정도 된다는 뜻”이라며 “다행히 아직까지 서울대학교병원 환자 중에서는 반응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지만,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환자를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CAR-T 치료 후 재발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CAR-T 효과가 없어서 재발했는지 혹 다른 매커니즘을 이유로 재발했는지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를 것”이라며 “CAR-T 투여 후 재발 및 대처 방안에 관해서는 추후 의학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AR-T, 국내 데이터 더 쌓아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킴리아의 허가 및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를 통해 우리나라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CAR-T 치료의 첫 발을 뗐다.

그러나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고, 풀어가야 할 의문부호들도 적지 않은 만큼, 데이터를 축적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변 교수는 먼저 “DLBCL의 경우 나이가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연령 제한 없이 투여 가능해 현재 허가 적응증에 포함되는 환자라면 모두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반응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변자민 교수는 “킴리아 투여 기관이 더 많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또한 국내 데이터를 쌓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킴리아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해결 과제로 “킴리아 투여 기관이 더 많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또한 국내 데이터를 쌓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킴리아는 비용이 높아 건보 재정 안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또한 앞으로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환자들을 향해서는 “투병은 그 자체로도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들도 힘든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에 임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저희 의료진들은 환자분께서 더 나은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의학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