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백련사에서- 다산 초당으로

2022-04-28     의약뉴스 이순 기자

[의약뉴스]

▲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산의 초입에는 벌써 낙엽이 지고 있다. 현지인 말에 따르면 냉해 때문이라고 한다.
▲ 초당의 한 쪽 바위에는 정약용이 자신의 성만 돌에 새긴 '정석'이 있다. 정갈하고 깔끔한 인상이다.

산길을 걷는 것은

길을 온몸에 새기는 것이라고

어떤 여행자는 말했다.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해

힘들고 땀이 나지만

시원한 공기와 아름다운 산하를 보면

그러기를 잘했다 싶다.

대개는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오르지만

거꾸로 길을 택한 것은

백련사 천년 동백꽃을 어서 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꽃송이는 손가락으로 셀 정도이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억울한 표정으로 이유를 확인하니

냉해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런가.

벌써 가을의 낙엽이 산길을

메우고 있으니 진단이 틀리지 않았나 보다.

어쨌든 어렵지 않게 다산이 머물던 초당에 도착했다.

유배지의 쓸쓸함과 분노를 담아 그는

이곳에서 많은 저술을 남겼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빨랫돌 같은 부뚜막에서

차를 우려먹고 바위에는 자신의 성 丁

자를 새겨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