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 약국가 팍스로비드 재고 확보 비상

보건소 배급 방식으로 현장 수요 따라가지 못해...배송 시스템도 문제

2022-03-17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일선 약국가에서는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한 수요 증가와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체계의 문제로 팍스로비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의약뉴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의 공급이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팍스로비드를 처방하는 약사들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보건소 중심의 배급 방식이 가져온 한계라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아 약국을 찾는 환자들도 크게 늘었다. 

약사 A씨는 “지난 월요일(14일)부터 팍스로비드 처방이 많이 늘었다”며 “확진자 판정 체계가 바뀌면서 60대 이상 환자들의 방문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팍스로비드는 약을 처방ㆍ조제하는 과정에서 살펴야 할 것이 많은 약”이라며 “이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야 할 것도 많아 약국에서 신경 쓸 일이 많아져 분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팍스로비드의 수요가 증가했지만, 약국가에 공급되는 물량은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약국에서는 약을 찾는 환자가 있어도 약을 건네주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약사 B씨는 “팍스로비드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약국에서 실시간으로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보건소에 요청 서류를 보내야 한다”며 “약의 적절한 공급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주 단위 배급이 일반적인데, 약국 현장에서는 일 단위로 접수되는 팍스로비드 처방전의 수가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건소의 수요 파악 시점과 현장에서 물량이 필요한 시점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약이 입고되고 하루 혹은 이틀 만에 팍스로비드를 다 써서 환자들에게 조제해주지 못한 적도 있다”며 “보건소에 급히 연락해 약을 요청해도 행정절차가 있다보니 약이 없어서 환자를 돌려보낸 경험도 있고, 항의도 받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배송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택배로 팍스로비드를 배송하고 있지만, 빠르게 도착하지 못해 기약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약사 C씨는 “택배가 지난 14일에 출발했다고 하는데, 오늘(17일)까지도 언제 도착한다는 소식이 없다”며 “직접 물류사 등에 항의해 퀵서비스로 받았다는 약사들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팍스로비드의 핵심은 약을 적시에 정확하게 투약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약이 약국에 제대로 도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투약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반적인 배송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팍스로비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배송도 물량이 늘어나니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대로 가면 제대로 치료도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