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대신 강경책 꺼내든 의협, 간호법 저지 연대투쟁 선언
1인 시위 이어 비대위 구성...10개 단체와 궐기대회도 추진
그동안 ‘협상’으로 보건의료현안에 대응해오던 의협이 ‘간호법’에 대해선 ‘강경책’을 꺼내 드는 모습이다.
이제까지 구성한 적이 없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간호법 저지에 동참한 타 직역단체들과 ‘공동 비대위’를 출범하고 궐기대회까지 진행하기로 한 것.
이 같은 의협의 행보가 소기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 간호단독법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김택우, 이정근)는 지난달 27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앞서 의협 이필수 회장은 의협 등 10개 단체의 간호단독법의 철회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에서 ‘간호단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실제로 지난 20일 제36차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가칭)간호단독법 제정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이날 첫 회의를 개최한 간호법 저지 비대위는 ▲공동위원장 김택우(강원도의사회장), 이정근(의협 상근부회장) ▲공동간사 김경화(의협 기획이사), 박종혁(의협 의무이사) ▲위원 이현미(의협 총무이사), 전성훈(의협 법제이사), 연준흠(의협 보험이사), 박수현(의협 홍보이사겸대변인), 이상호(의협 대외협력이사), 나상연(대전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선재명(전라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이창규(울산광역시의사회장), 최운창(전라남도의사회장), 전영준(대한의학회 보험이사), 좌훈정(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장영록(대한개원의협의회 법제부회장) 함수연(한국여자의사회 사업이사), 김현아(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대외협력위원장), 최준우(대한병원의사협의회 정보통신이사), 여한솔(대한전공의협의회장), 임진수(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 류지우(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부산대학교 대의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간호법 저지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첫 회의에서 비대위는 간호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한 대외적, 대내적 홍보역량을 강화하는 등 순서에 따라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10개 단체 연합 발대식 및 궐기대회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기로 결정했다.
또한 의협은 비대위와 별도로 간호법안 반대 10개(▲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단체와 공동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상태이다.
10개 단체 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8일에는 간호단독법안 반대 10개 단체 발대식을, 13일에는 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취임 이후,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 여러 의료현안에 대해 ‘협상’과 ‘대화’로 해결에 나섰던 이필수 회장의 행보를 생각하면, 이번 비대위 구성은 간호법이 그만큼 심각한 사안이라는 반증이라는 분석이다.
비대위 구성과 관련, 이필수 회장은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엄중한 상황에서 대한간호협회와 전면전을 하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간협의 당정에 대한 압박 수위는 이미 도를 넘었고,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10개 단체의 명예와 진정성마저 손상시켰다. 원만한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특단의 강경책을 모색해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비대위 구성 외에도 간호법 저지를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역시 이필수 회장과 연준흠 보험이사,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홍옥녀 회장 등이 릴레이 시위에 임했다.
이 회장은 “현행 의료법 안에서 모든 의료인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국민들께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간호단독법은 이런 의료시스템의 균열과 붕괴를 초래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어느 때보다 코로나19 종식과 국민 생명과 건강 수호를 위해 힘을 합칠 때”라며 “보건의료인의 분열을 조장하는 간호단독법 철회를 위해 연대 투쟁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간호법에 대한 의협의 입장이 점차 강경해지는 것에 대해 간호법이 과거 ‘의약분업’처럼 전반적인 의료체계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좌시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의협 박수현 홍보이사겸대변인은 “간호법 제정을 주장하는 정치권에서도 간호법이 단순 의사와 간호사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고 있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이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해 처음에는 협상을 우선으로 간호법 제정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정치적인 싸움이 되고, 간호법 제정 반대에 대한 정확한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또 “간호법 제정 반대에 대해선 뜻을 모은 여러 단체가 함께 진행해야하고, 모든 단체를 아우르기 위해선 맏형격인 의협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따라서 이번 간호법에 대해선 좀 더 강경하게 대책을 세우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