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 ‘타미플루’ 파트너서 ‘왕따’되나
2차서도 배제, “선정 마무리(?)”…“기다려야” 주장도
2006-03-22 의약뉴스
최근 스위스 로슈社가 추가로 타미플루 공동 생산 업체를 발표한 가운데,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상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제외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로슈가 실제로는 국내 기업과 타미플루를 공동 생산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특히 로슈의 이번 발표는 최근 국내 파트너로 유한양행이 잠정 결정됐다는 보도가 잇따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조류 인플루엔자(AI)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오대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0일 국립암센터에서 열린 보건의료정책 고위과정 특강에서 “스위스 로슈사의 라이센스를 통한 타미플루의 제조 협력국가 선정이 끝났으며, 우리나라는 협력국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로슈사의 타미플루 공동생산 파트너에서 완전 배제됐음을 뜻하는 것.
오 본부장은 이날 우리나라의 경우 타미플루 수요가 많지 않으며, 로슈측이 원하는 큰 제약사가 없고, 현재의 국내 타미플루 비축량도 어느 정도 확보됐기 때문이라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로슈사의 공동생산 파트너 선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펴는 측은 스위스 로슈의 추가 파트너 발표, 하루 전인 지난 15일 한국로슈 플루어키거 대표가 유한양행의 파트너 잠정 결정 보도와 관련,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한 점을 그 근거로 들면서 좀 더 시일을 두고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루어키거 대표는 이날 국내 언론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현재 한국내 4개 우선 협상 대상 제약사를 상대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며 “토의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는 데는 앞으로 2~3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 당사자인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언론보도를 통해 사실을 접하고 있을 뿐,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전달된 바 없다”면서도 “당황스럽다”는 말로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로슈는 지난 16일 타미플루의 생산 확대를 위해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를 포함해 9개국 15개 파트너 기업을 추가로 선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차로 전세계 제약사를 대상으로 12개 업체를 선정, 발표한 이후 두 번째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로슈측의 모호한 태도가 이런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면서 “논란의 종식을 위해서라도 로슈측에서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11개 제약사가 스위스 로슈사에 타미플루 공동생산 참여 신청 서류를 보냈으며, 이 가운데 현재 유한양행, CJ, LG생명과학, 삼천리제약 등 4개 제약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로슈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