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승인
입원 및 사망 위험 88% 감소...즉시 수송 준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 니르마트렐비르 및 리토나비르)를 긴급 승인했다.
화이자는 FDA가 팍스로비드를 SARS-CoV-2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입원 또는 사망을 비롯해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소아 및 성인(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EUA)했다고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승인된 최초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주요 단백분해효소(Mpro) 억제제 니르마트렐비르를 포함하는데 이 약물은 코로나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효소인 SARS-CoV-2 Mpro의 활성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FDA는 중증 질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비입원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2/3상 시험 EPIC-HR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긴급 승인을 결정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증상 발생 3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로 치료받은 성인은 코로나19 관련 입원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위약군에 비해 89%가량 감소했다. 치료군에서는 28일 차까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위약군에서는 9명이 사망했다.
또한 증상 발생 후 5일 이내에 치료받은 환자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와 팍스로비드가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8%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료군에서 사망자는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 후 이상반응 발생률은 팍스로비드 치료군과 위약군이 각각 23%, 24%로 유사했으며 대부분 경증이었다. 팍스로비드 임상시험에는 18세 미만의 환자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허가된 성인 투여요법이 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인 소아 환자에서도 유사한 약물 혈중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이자는 현재 중증 질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표준 위험(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낮음)인 성인과 가정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을 대상으로 팍스로비드의 추가적인 임상 2/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오늘 팍스로비드 승인은 2년이 지나도 전 세계 사람의 삶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파괴하는 이 전염병을 퇴치하는데 있어 과학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엄청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입원 및 사망을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집에서 복용할 수 있는 이 획기적인 치료제는 코로나19 치료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며 의료 및 병원 시스템이 직면하는 상당한 압박의 일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화이자는 팍스로비드를 최대한 빨리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서 즉시 수송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달에 미국 정부와 팍스로비드 1000만 치료 코스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생산 및 유통을 위해 계속 투자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내년 말까지 예상 생산량을 8000만 코스에서 1억2000만 코스로 높였다.
한편 지난주에 유럽의약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팍스로비드를 산소 보충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 질병 진행 위험이 높은 성인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회원국은 EU 조건부 판매 허가 이전에 팍스로비드 공급 및 사용을 허용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화이자는 전 세계 여러 규제기관에 팍스로비드의 승인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내년에는 FDA에 정식 승인을 요청하는 신약승인신청서도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