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 42% "원격의료, 필연적 정착"

회원대상 설문조사...절반 이상 "상황 보면서 참여 결정"

2021-12-06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2년 가까이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진료나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과의사들이 바라보는 원격의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발의된 원격의료에 대한 개정안들이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만큼,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원격의료의 추이에 대해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는 지난 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제2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 기자간담회에선 내과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원격의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내과의사 회원 총 1079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원격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부정적(351, 32.53%) ▲조금 부정적(300, 27.80%) ▲보통(224, 20.76%) ▲보금 긍정적(161, 14.92%) ▲매우 긍정적(43, 3.99%) 순으로 응답했다.

내과의사들이 생각하는 원격의료에 대해 묻는 질문에선 ▲재진 확자에만 화상, 메신저, 프로그램, 전화 상담을 통한 진료 및 처방전 발행(504, 47.55%) ▲초재진과 무관하게 화상, 메신저 프로그램, 전화 상담을 통한 진료 및 처방전 발행(248, 23.40%) ▲처방전의 발행없이 재진 환자에만 화상, 메신저 프로그램, 전화 상담을 통한 진료(133, 12.55%) ▲원격지 의사와 의사간 진료행위(117, 11.04%) ▲웨어러블 기기(심전도 등), 센서 등을 통해 전송된 데이터 분석(58, 5.47%) 등으로 조사됐다.

현재 허용되고 있는 전화상담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454, 42.23%)보다, 참여하지 않는 회원(621, 57.77%)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화상담 후 처방전까지 발행하는 회원은 ▲10% 이하(300, 57.14%) ▲50% 이상(32.00%) ▲10~30%(31, 5.90%) ▲30~50%(26, 4.95%)인 것으로 나타났다.

▲ 내과의사회는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원격의료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원격의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회원들의 수가 많고, 현재 전화상담에 참여하지 않은 회원들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우리나라에 원격의료가 정착될 것이냐는 질문에 많은 수의 회원들이 ‘그럴 것’이라고 답변한 것.

본인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우리나라 사회에 원격의료가 정착될 것이냐는 질문에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원격의료는 필연적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답변한 회원들이 454명(42.04%)이었다. ‘격오지나 교도소 등 특수상황에만 선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대답한 회원은 323명(29.91%), ‘국토가 좁고 의료기관이 밀집한 한국의료의 특성상 원격의료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한 회원이 303명(28.06%)이었다.

앞으로 원격의료관련 입법이 현실화 된다면 참여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향후 추이를 보며 참여여부를 결정하겠다(695명, 64.65%) ▲대면진료만 유지하겠다(278명, 25.86%) ▲적극 참여하겠다(102명, 9.49%)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박근태 회장은 “최근 원격의료와 관련된 법안들을 살펴보면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에 관련된 진료를 내과에서 많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회가 어떤 방향을 나아갈지 결정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원격의료가 필연적으로 정착한다고 답변한 회원이 40%가 넘었고, 원격의료가 시행될 거라고 생각하는 회원이 70%에 달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 원격의료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내과의사회의 입장은 현재 원격의료는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대한의사협회와 발맞춰 대응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대면진료의 원칙은 흔들림없이 지켜야 한다. 입법 과정이 어떻게 준비될지 모르겠지만, 상당한 진통이 따를 거 같다”고 전했다.

▲ 원격의료 설문조사에 대해 박근태 회장(가운데)가 설명하고 있다.

이어 그는 “원격의료의 선결 문제는 책임소제 문제로,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절대 원격의료를 할 수 없다”며 “원격의료 관련 플랫폼에도 종속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역시 큰 의미를 갖는다. 1차 의료에만 한정해야 하고, 대형병원까지 확대된다면 쏠림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과의사회 원격의료TF를 맡고 있는 이정용 위원장(서울시내과의사회장)은 “지난 4월 박근태 회장이 원격의료가 의료계 화두가 될 것이라 예상해 TF 구성을 지시, 현재 8명의 위원으로 TF가 구성돼 있다”며 “그동안 TF 구성을 알리지 않은 것은 홍보보다는 회원들의 의견을 존중, 취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TF를 구성하고, 11월까지 3차례에 걸친 회의를 진행했는데, 1차 회의때 는 원격의료 정의 및 외국 사례 취합을 했다. 2차 회의 때는 원격의료의 법률적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3차회의 때는 원격의료를 하고 있는, 준비하는 업체를 3군데 선정해서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처럼 원격의료와 관련된 논의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