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DV 2021] 듀피젠트, 린버크ㆍ시빈코 초반 공략에 장기 데이터로 철옹성

JAK 억제제, 린버크 앞세워 12~16주 데이터로 맹공 듀피젠트, 172주 데이터로 철벽 방어...애드트랄자도 2년 데이터 확보

2021-10-01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에서 인터루킨(Interleukin, IL) 억제제와 JAK 억제제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사제와 경구제라는 뚜렷한 차이점 만큼, 장단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두고 노선을 달리하는 분위기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기준이 된 듀피젠트(성분명 듀필루맙, 사노피) 등 IL 억제제들이 장기 데이터로 중무장하며 철옹성을 쌓아가고 있는 가운데, 린버크(성분명 우파다시티닙, 애브비)를 선두로 한 JAK 억제제들이 극초반의 빈틈을 매섭게 공략하고 있다.

▲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에서 인터루킨(Interleukin, IL) 억제제와 JAK 억제제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린버크ㆍ시빈코, 듀피젠트 대비 16주 이내 빠른 증상개선 효과로 공략
30일, 유럽피부과학회 연례학술회의(EADV 2021)에서는 중등도~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연구 초록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린버크와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화이자)는 듀필루맙을 대조군으로 한 직접 비교 임상 결과를 들고 나왔다.

특히 지난해 Heads UP 3상 임상을 통해 듀피젠트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보고했던 린버크는 이를 다시 신체 부위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Heads UP 임상에서 린버크는 치료 16주차에 습진중증도지수(EASI) 75, 90, 100은 물론 최악의 가려움증 수치화 등급 척도(Worst Pruritus Numerical Rating Scale, WP-NRS)에서 듀피젠트보다 우월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어 이번 EASD 2021에서는 이 연구 결과를 신체부위에 따라 두경부와 몸통, 상지, 하지 등 4개 영역으로 구분해 그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4개 신체 영역 모두에서 린버크 투약군의 치료 16주차 EASI75 달성률이 듀피젠트 투약군보다 높았으며, 두 약제간 차이는 첫 주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Haeds UP 3상 임상에 대한 또 다른 보고서 역시 린버크의 초기 효과에 힘을 실었다.

린버크 투약군의 EASI75 및 EASI95와 WP-NRS가 듀피젠트 투약군에 비해 초기부터 빠르게 개선됐으며, 특히 WP-NRS는 첫 투약 후 이튿날부터 확연하게 개선됐다는 것.

뿐만 아니라 Measure 1과 Measure 2, AD UP 등 3가지 3상 임상 연구 결과를 기저 시점 환자의 특성에 따라 분석한 연구에서도 린버크의 초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성별, 연령, 인종, 체질량, 중증도, 이전 전신치료 경험, 사이클로스포린 투약 이력 등과 무관하게 린버크 투약군의 16주 시점 EASI75 달성률이 듀피젠트 투약군보다 더 높았다는 분석이다.

스페인 연구진은 실제 임상현장 보고서(Real-World Data, RWD)를 통해 힘을 보탰다. 

린버크로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받은 15명의 환자를 16주까지 단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EASI와 가려움증 척도(VAS), 아토피피부염 증상 점수(SCORAD), 체표면적(BSA), 피부관련 삶의 질 지수(DLQI) 등이 모두 개선됐다는 것.

시빈코 역시 연초 NEJM을 통해 공개했던 JADE COMPARE 3상 임상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 초록을 통해 빠른 효과를 강조했다.

이 가운데 구두 발표 세션을 통해 공개된 중증 및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상 하위분석에서는 치료 12주차에 시빈코 200mg 투약군이 듀피젠트 투약군보다 EASI75 등 주요 지표를 더 크게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기저치 대비 EASI와 SCORAD, 가려움증 수치화 등급 척도(PR-NRS), DLQI 등의 변화를 분석한 초록에서도 투약 2주차와 16주차에 시빈코 200mg과 100mg이 듀피젠트보다 우월하거나 비슷했다고 보고했다.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릴리)는 듀피젠트와의 비교 임상은 아니지만, 역시 투약 초기부터 피부병변과 삶의 질 등을 빠르게 개선한다는 다양한 연구 초록을 발표했다.

 

◇듀피젠트, 최대 3년 장기 데이터 공개...지속적인 효과ㆍ안전성으로 방어
이처럼 JAK 억제제들이 투약 초기 빠른 효과를 강조하며 공성전에 나선 가운데, 듀피젠트는 최대 3년에 이르는 장기 데이터로 맞서며 철옹성을 쌓아가고 있다.

먼저 구두발표 세션에서는 듀피젠트의 아토피피부염 관련 임상 시리즈인 LIBERTY AD 중 공개 확장 연구인 LIBERTY AD OLE의 172주 추적 관찰 결과가 공개됐다.

앞서서는 148주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가 공개된 바 있으며, 새롭게 발표된 172주 평가 결과에서도 듀피젠트 투약군의 EASI 달성률은 98.7%에 달했고, EASI75는 94.6%, EASI90은 80.5%로 지속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최악의 가려움증 수치화 등급 척도(WR-NRS) 역시 3점 이상 감소한 환자가 80.5%, 4점 이상 감소한 환자는 64.5%에 달했으며, 주간 평균 점수는 2.2점으로 집계됐다.

이상반응은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한 듀피젠트의 또다른 임상 연구인 CHRONOS 중 위약군(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병용)에서 확인된 이상반응 발현율과 간접 비교했는데, 심각한 이상반응 발현율은 이번 연구에서 조금 더 높았으나 치료와 관련한 심각한 이상반응은 큰 차이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경우는 듀피젠트 투약군이 훨씬 더 적었다.(LIBERTY AS OLE 듀피젠트 3.6% vs CHRONOS 코르티코스테로이드+위약 8.3%)

나아가 12주간 SOLO1/2 임상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들 중 듀피젠트 치료에 반응이 좋았던 환자들을 다시 듀피젠트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36주간 추가로 치료를 이어간 후, 위약군의 환자에게도 듀피젠트를 투약해 128주까지 추가 추적관찰한 장기 데이터도 공개됐다.

첫 번째 연장 연구에서는 듀피젠트군에 배정된 환자들의 EASI75 달성률이 90%에 가까웠던 반면, 위약군에 배정된 환자들은 50%를 하회했다.(48주 시점)

그러나 위약군의 환자들도 듀피젠트로 치료를 이어간 추가 확장 연구에서는 듀피젠트 치료를 지속한 환자와 위약군에 배정됐던 환자 모두에서 EASI75가 90%를 상회했다(128주 시점)

반면, 128주까지 새롭게 보고된 안전성 이슈는 없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다른 IL 억제제인 애드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 레오파마)도 ECZTEND 공개확장 연구를 통해 2년까지 데이터를 확보했다.

ECZTRA 1/2 임상을 통해 1년간(52주) 애드트랄자로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을 다시 추가 연장 연구에 배정해 추적 관찰한 것.

연구진은 환자들을 ECZTRA 1/2 임상에서의 마지막 투약과 ECZTEND 연구의 첫 번째 투약간 공백기간에 따라 각각 5주 이하, 6~15주, 15주 이상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5년간 진행될 이 연구 중 EADV 2021에서는 임상 1년 시점(ECZTRA 1/2 임상 포함 총 2년)의 분석 결과가 공개됐는데, 연구 초반에는 공백기에 따라 기저치 대비 EASI 개선 정도에 차이를 보였던 환자들이 12주만에 비슷해져 56주에는 모두 91~93%로 개선됐다.

 

◇JAK 억제제 주요 임상, 16주 전후 EASI 달성률 하락...안전성 포함 장기 데이터 관심 집중
한편, 아토피피부염에서 IL 억제제와 JAK 억제제들의 연구 방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JAK 억제제들이 내놓을 장기 데이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JAK 억제제들이 빠른 증상 개선 효과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약기간이 길어지면서 듀피젠트와의 차이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JAMA Dermatology에 게재된 린버크와 듀피젠트의 직접 비교 임상 연구에 따르면, 린버크는 치료 24주까지도 듀피젠트보다 높은 EASI 달성률을 보이고 있지만, 16주 이후 둘 간의 간격은 줄어들고 있다.

치료 8주와 16주 사이 린버크의 EASI 달성률 관련 지표(EASI 75/90/100)와 가려움증 척도(NRS) 등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듀피젠트 투약군에서는 EASI75를 제외한 나머지 지표에서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시빈코 관련 JADE COMPARE에서도 나타나 치료 12주차에는 시빈코 200mg의 EASI75 달성률이 70.3%, 100mg은 58.7%로 모두 듀피젠트(58.1%)보다 수치적으로 높았지만, 16주차에는 듀피젠트가 65.5%로 크게 상승하면서 60.3%의 시빈코 100mg을 추월한 데 이어 71.0%로 거의 제자리에 머문 시빈코 200mg을 바짝 따라붙었다.

이처럼 현재까지의 데이터가 치료 16주를 전후로 IL 억제제와 JAK 억제제간 유효성의 차이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장단기 데이터에 대한 해석과 종식되지 않은 안전성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