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연구비

서울대 류인규 교수 영예

2002-11-15     의약뉴스
서울대병원은 서울의대 정신과 류인균(柳仁鈞. 38) 교수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으로 부터 모두 50만불의 임상의학연구비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미국 국가기관에서 주는 임상의학연구비를 받은 것은 국내 의학자로는 류 교수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류 교수는 하바드 의대 정신과 페리 렌쇼(Perry Renshaw) 교수와 공동 주 연구자로,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의학연구소를 통해 50만불의 연구비를 받아 11월부터 공식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비를 주는 경우 반드시 미국 의학자가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페리 렌쇼 교수가 공동연구의 파트너가 된 것임.

미국 국립보건원, 국립과학재단 등 국가 기관에서 주는 임상연구비는 미국 이외의 나라에 주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이들 기관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았다는 것은 그 자체가 액수와 상관없이 학문적 수준을 인정받는 영예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류교수의 연구 내용은, 필로폰(속칭 히로뽕) 약물 중독에 의한 뇌 변화를 최신 자기공명분광학적 분석을 통해 측정하는 것. 자기공명분광학이란 자기장의 변화를 이용해 뇌 내의 세포구성물질, 에너지 대사물질, 신경전달체 등을 사람의 뇌에서 직접 측정하는 방법으로 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병, 치매 등 다양한 정신질환의 원인을 밝히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 중독과 관련해 약물 중독자의 진단, 치료 및 재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류 교수는 1988년 서울의대를 졸업, 1992년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미국 하바드의대 정신과에서 임상 및 연구 전임의(1992-94년)와 교수(1994년-96년)를 지냈다. 1996년부터 서울의대 정신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0년 9월부터 2년간 미국 하바드의대에서 정신장애의 뇌 구조적 및 기능적 연구를 했다.

전공의 시절인 1992년에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수상하는 최우수 전공의 논문상을 받은 바 있으며, 2000년에는 '부정적, 우울성 성격과 주요 우울증 발병과의 적접적 관계'를 장기간의 추적 연구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증명해 미국 정신과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미국정신의학(AJP)'에 게재됐다. 국내 의학자가 국내연구자료로 이 학술지에 학술논문을 게재한 것은 류 교수가 처음이었다.

이외에도 류 교수는 비미국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년간 미국의 저명 민간연구비 수여기관인 '정신분열병-정동장애 연구연합(National Alliance for Research on Schizophrenia and Affective Disorder)'과 'Harvard - MIT 임상과학연구비'를 주연구자로서 받아 뇌자기공명분광학 연구를 해왔다.

류인균 교수는 "그동안에는 해외 연구비의 수주가 주로 공학, 기초과학분야 및 약학분야에 한정됐다."며 "이번에 미국 국가기관에서 주는 임상의학연구비를 받은 것은 국내 임상의학의 수준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며, 앞으로 정신과 뿐 아니라 해외연구비 수주가 전체 임상의학분야로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민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