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계약, ‘의원ㆍ한방ㆍ약국ㆍ조산원’ 타결 ‘병협ㆍ치협’ 결렬
평균 2.09% 인상...추가재정소요분 전년보다 1250억 늘어난 1조 666억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계약(수가 계약) 협상이 마무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유형을 대표하는 공급자단체가 펼친 올해 수가협상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이 1년 이상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그만큼 과정과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만큼은 보험자, 가입자, 공급자단체 저마다 협상 명분이 어느 때보다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예년처럼 협상과정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수가협상도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았다.
건보공단과 각 유형을 대표하는 공급자단체가 5월 31일 오후 4시부터 펼친 수가협상은 명목기한(5월 31일 자정)을 한참 넘긴 6월 1일 오전 8시 35분에 모두 마무리됐다. 시작부터 끝까지 14시간이 35분이 걸렸다.
밤샘 협상 끝에 전체 6개 유형 중 ‘의원’, ‘한방’, ‘약국’, ‘조산원’ 4개 유형은 타결됐고, ‘병원’, ‘치과’ 2개 유형은 결렬됐다.
지난 3년간 협상이 결렬됐던 ‘의원’ 유형은 1일 오전 6시께 가장 먼저 도장을 찍었다. 의원 유형은 3.0%라는 인상률을 받아들였다.
‘약국’ 유형도 3.1% 인상률을 가지고 협상장을 떠났다.
‘한방’과 ‘조산원’, ‘보건기관’의 인상률은 각각 3.1%, 4.1%, 2.8로 결정됐다.
반면, ‘병원’ 유형을 대표한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인상률 1.7% 희망했지만, 건보공단 측이 1.4%를 제시하자 결렬을 택했다.
‘치과’ 유형을 대표한 대한치과협회 수가협상단도 공단 측이 제시한 인상률(2.2%)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올해 수가협상은 이전까지는 대부분 가장 먼저 계약서에 사인을 했었던 조산협회가 아침까지 협상을 이어나간 부분도 나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건강보험당국이 올해 대비 내년에 추가로 지출하기로 계획한 건강보험재정규모(일명 밴딩)는 1조 666억 원으로 결정됐다. 전년보다 1250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최근 3년간 수가협상을 통해 결정된 추가소요재정 규모는 2018년 9758억 원, 2019년 1조 478억 원, 2020년 9416억 원(이상 협상년도 기준)이었다.
이에 따라, 각 유형의 내년도 추가소요재정 규모는 의원 3923억 원, 한방 777억 원, 약국 1167억 원, 보건기관19억 원, 조산원 2000만원으로 정해졌다.
병원과 치과 유형의 경우 건보공단 측이 제시한 인상률대로라면 각각 4014억 원, 765억 원을 가져가게 된다.
건보공단은 모든 유형의 협상이 마무리된 직후 재정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재정운영위에서 심의ㆍ의결한 협상결과는 오는 4일 열릴 예정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다.
건정심에서는 협상이 결렬된 병원, 치과 유형을 포함한 전 유형의 내년도 환산지수를 결정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중 최종 확정된다.
건보공단 이상일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은 협상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개 유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병원’ 유형은 작년에 이어 2회 연속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울러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중장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