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 인지ㆍ기능 혜택 보여

임상 2상 전체 결과 공개...장기 질병 조절 가능성

2021-03-15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이 중간단계 임상시험에서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는 13일(현지시각) 초기 증상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TRAILBLAZER-ALZ 임상시험에서 나온 전체 데이터를 제15회 국제알츠하이머파킨슨병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Alzheimer's & Parkinson Diseases, AD/PD)에서 발표했으며 이와 동시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했다.

▲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 도나네맙은 임상 2상 시험에서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고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도나네맙은 번역 후 변형된 아밀로이드베타의 한 유형인 N-말단 피로글루타메이트(N-terminal pyroglutamate)에 결합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빠르고 완전하게 제거하도록 만들어진 단일클론항체다.

앞서 릴리는 올해 1월에 TRAILBLAZER-ALZ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톱라인 데이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에 자세한 전체 결과를 공개했다.

TRAILBLAZER-ALZ는 초기 증상성 알츠하이머병 환자 272명이 등록된 무작위, 위약대조, 이중눈가림, 다기관, 임상 2상 시험이다.

도나네맙(donanemab)은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으며 인지 및 일상생활기능에 대한 복합지표인 통합알츠하이머병평가척도(iADRS)로 측정된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춘 것으로 분석됐다.

도나네맙은 76주차에 iADRS로 측정된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위약 대비 32%가량 지연시켰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이다.

치료 시작 후 이르면 9개월(36주)부터 저하 속도의 유의한 차이가 관찰됐다.

2차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도나네맙은 모든 2차 평가변수에서 20~40%의 일관된 인지 및 기능 저하 지연 효과를 보였다.

앞서 발표된 대로 모든 2차 결과가 명목상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며 대부분 실질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2차 평가변수에는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 알츠하이머 인지기능평가척도(ADAS-Cog13) 등이 포함됐다.

사전 지정된 탐색적 분석에서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의 주요 뇌 영역에서 타우 축적 속도를 늦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도나네맙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40%는 치료 시작 후 빠르면 5개월 만에 아밀로이드 음성에 도달했으며 치료 18개월 동안 이 목표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68%로 집계됐다.

도나네맙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임상 1상 데이터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했다.

도나네맙 치료군 가운데 26.7%의 환자에서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부종(ARIA-E)이 보고됐다.

증상성 ARIA-E의 발생률은 6.1%이며 대부분의 ARIA-E는 치료 시작 후 첫 12주 이내에 발생했다.

이외에 도나네맙 치료군에서 보고된 다른 이상반응은 미세출혈, 중추신경계의 표재성 철침착증, 구역, 주입 관련 반응 등이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30.5%이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ARIA 관련 사건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다.

릴리의 최고과학책임자 겸 릴리연구소 소장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박사는 “이 임상시험은 후기단계의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가운데 1차 분석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난 최초의도나네"라며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에 매우 중요한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지 및 기능 저하 지연 효과뿐만 아니라 매우 실질적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타우 병리 확산 속도 지연이 관찰돼 기쁘다"면서 "이러한 임상 및 바이오마커 결과의 집합은 장기적인 질병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릴리는 전 세계 규제기관들과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도나네맙의 승인을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의 결과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