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개월간 쌓인 코로나 방역 문제, 총체적 난국"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신종 감염병 대응 위한 시스템 구축해야"

2020-12-11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500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지난 10개월간 누적된 코로나19 방역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엄중식 교수.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지난 10일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토론회’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과 발전 방향’이란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682명으로, 총 확진환자는 4만 98명, 격리해제는 3만 637명, 사망자 56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수만해도 12월 2일 511명, 12월 3일 540명, 12월 4일 629명, 12월 5일 583명, 12월 6일 631명, 12월 7일 615명, 12월 8일 594명, 12월 9일 677명, 12월 10일 682명 등 연일 500명을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0시부터 28일 오후 12시까지 3주간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비수도권엔 일제히 2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단, 지역별 편차 등을 고려해 지자체별로 방역 조치를 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500명이 넘는 상황에 대해 엄중식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5월 경에는 베이스라인이 낮은 상태였지만, 지난 10월 경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내렸을 당시에는 베이스라인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상태”라며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상황에 걸지 않는 바람에 지금의 어려운 상황이 생겼고, 지난 10개월동안 누적됐던 문제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엄 교수는 지난 1월 이후 코로나19의 국내유행을 겪으며 여러 문제가 드러났다는 점을 짚었다. 감염병 전문병원, 국민안심병원, 선별진료소 모두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

현재 우리나라는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중앙 및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을 만든 상태인데, 중앙은 국립중앙의료원이, 권역별로는 ▲전남권(조선대학교병원) ▲영남권(양산부산대학교병원) ▲충청권(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이 지정됐다. 하지만 이외에 권역인 ▲대구경북지역 ▲강원도 ▲경기 및 인천지역 ▲제주도는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엄 교수는 “과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권역별로 나눠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고, 연구용역을 진행해 중앙과 권역별로 전문병원을 만들었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은 기존 부지, 건물에 설치해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로 제대로 진행된 게 없다. 조선대병원은 이제 설계를 마친 상황이고, 올해 양산부산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구ㆍ경북지역에는 독자적 권역 병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고, 강원도는 태백산백을 중심으로 영동과 영서는 생활권이 다르다. 경기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가는 게 어렵다”며 “현재 감염병 전문병원이 만들어지지 않은 나머지 지역은 평가나 시작을 하기 위한 예산이 내년도에 전혀 반영이 안 돼서,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병원 내 감염으로부터 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환자를 분리해 진료하기 위한 국민안심병원은 현재 265개소가 지정됐지만, 역할이 불분명해져 앞으로 지정과 역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가 의심되거나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에게 검사를 실시하는 선별진료소도 접근성, 검사대상의 제한과 확대, 검사비용의 문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 의협은 지난 10일 ‘코로나19 방역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엄 교수는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든 만큼, 추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워크스루 방식은 빠른 시간에 많은 검체 채취가 가능하지만 겨울철 추위에 대해서는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추위와 감염 위험성에 노출되지 않도록 선별진료소 운영 체계를 정비해야한다”며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그동안 실내형, 컨테이너형(야외 고정형), 워 킹스루형(야외 이동형), 텐트형 (야외 고정형) 등으로 운영됐는데, 앞으로 지속적으로 선별 진료가 가능하도록 ‘상시 선별진료소(실내형)’를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2년 이내)으로는 최소 텐트형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컨테이너형으로 변형시켜야하고, 대기 공간인 일반 텐트는 환기가 가능한 구조인 몽골텐트형으로 전환해야한다”며 “필요 시 보건소 내 실내 에서 선별 진료가 가능하도록 이동 동선을 조정 또는 관련 설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노약자 및 장애인의 휠체어 사용이 원활하도록 정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하여 각 자치구 보건소는 별동 건 축 및 증축 등을 계획하고 프로세스 등에서 비대면의 방법으로 업그레이드해야한다는 게 엄 교수의 설명이다

엄 교수는 “별도로 학교, 종교시설 등 대량 집단발생을 대비, 찾아가는 이동 진단검사팀 구성하고, 의사 1인ㆍ간호사 또는 임상병리사 2인ㆍ행정요원 2인ㆍ운전요원 1인 등 6인이 한 팀이 되어 자치구당 최대 세 개의 팀을 구성,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며 “가능한 전화 및 온라인 예약을 시행해 접수 및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의료진의 피로를 감안해 1일 최대 세 시간 이내 근무 하도록 교대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전국적으로 500개 예정이었지만 확보가 지연됐다. 구축비용과 운영에 따른 손실 보상이 필요하다”며 “지역의사회도 지역사회 의사 참여모델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엄 교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 환경에 대해서도 의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반드시 내원 전 전화로 예약 후 내원하도록 안내해야 한다”며 “진료 예약의 분리하는데, 예를 들면 무증상 만성질환 환자 또는 비감염 증상 환자는 오전 진료로,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또는 기타 코로나19 관련 증상 환자는 오후에 진료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입장 전 손위생, 정확한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진료 대기 중인 환자 간 간격 최소 1.5m 되도록 한다”며 “만약 당일 접수 과정에서 유증상 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선별진료소, 호흡기전담클리닉, 호흡기안심센터 등으로 안내하고, 진료를 할 경우 공간을 분리해 대기, 물리적 격리가 어렵다면 바닥에 선을 그어 공간을 분리한다”고 전했다.

그는 “적극적인 진료를 하는 경우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검사나 시술을 위한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야한다”며 “검사나 시술을 시행하는 공간에 가능하다면 헤파필터가 장착된 환기 시설을 설치하고, 설치가 불가능하면 대기실 로 향한 문은 반드시 닫고 창을 열어서 환기를 하면서 진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엄중식 교수는 “2020년 1월 이후 코로나19의 국내유행을 겪으며 여러 문제가 드러났다”며 “대응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신속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1차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환경 관리와 환자 대응이 필요하다”며 “동절기 발열 및 호흡기질환 환자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신종 감염병의 반복 유행에 상시적인 대처가 가능한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