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저격수’ 권칠승 의원에 1인 시위로 맞선 의사

평택시醫 변성윤 부회장 "정치보복성 의료악법 폐기해야" 최대집 회장 “의사 죽이기 악법에 집행부 강력 대응”

2020-11-10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지난 국감을 통해 ‘의사저격수’라고 불려진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지역사무소 앞에 한 의사가 1인 시위에 나섰다.

권 의원이 발의한 의료 관련 개정안들과 부적절한 발언들에 강력히 항의한 이 의사는 경기도 평택시의사회 변성윤 부회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기획자문위원도 맡고 있는 변 부회장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 지역사무소(경기 화성병)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며 강력히 항의했다.

앞서 변 부회장은 지난 8월 전국의사 총파업 투쟁 중에 ‘공공의대 신설반대’ 등 4대악법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국회의사당 앞에서 펼치기도 했다.

▲ 평택시의사회 변성윤 부회장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권 의원이 발의한 대표적인 개정안을 살펴보면, ‘투 스트라이크 아웃법’은 면허 취소처분을 받은 의사가 다시 면허 취소를 받은 경우 영구히 의사면허 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고, ‘친절한 의사법’은 진료시 환자가 원할 때 진단명, 증세, 치료방법, 주의사항 등을 서면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권 의원이 발의한 법안들에 대해 변 부회장은 “의사의 국민으로서의 기본권과 진료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현재의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비현실적인 법안을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발의한 법을 보면 겉으로는 훌륭한 법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안다면 이렇게 밀어붙여선 안 되는 것들밖에 없다”며 “투 스트라이크 아웃법은 어떤 직역, 해외사례를 찾아봐도 유례가 없는 과잉 입법으로 인간의 기본권조차 무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친절한 의사법도 한번이라도 병원을 찾아봤으면 이러한 법안을 발의할 수 없다”며 “의사가 설명하는 내용이 워낙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1~3분 진료는 정부가 2, 3차 의료기관에 환자가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본인들 과오를 반성없이 의사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변 부회장은 권칠승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도 규탄했는데, ‘의사국시 합격률 95%’ 발언은 ‘한심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변 부회장은 “의사국시 합격률이 95%에 달하고, 의대생만 되면 당연히 의사가 되는 것처럼 호도했는데, 이는 전국 의과대학에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을 모르고 한 말”이라며 “의과대학에서 의사가 되는 과정을 밟으며 많은 인원이 추려지며, 실제 국시에 참여하는 인원은 이런 과정을 거친 학생들이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변 부회장은 “툭하면 법 만들어 의사면허 취소하면 공공의료는 누가 할 것인가”라며 “자기 경험상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해서 억지 보복 입법하지 말고 뭘 좀 더 공부한 후에 입법 발의해야한다. ‘친절한 의사법’보다는 ‘상식 있는 국회의원법’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극히 소수의 부도덕한 행위를 마치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과장하여 성실하게 진료하고 있는 다수의 선량한 의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선동하면서 부당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권 의원은 발의된 법안을 철회하고 의사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 우리 의사들도 의권 수호를 위해 의협을 중심으로 투쟁해나가자”고 주장했다. 

그는 “권 의원은 항간에 이야기하는 ‘의사 저격수’가 아니라 ‘의사 훼방꾼’이 되어가고 있다”라며 “이런 식의 제재는 환자에 대한 방어 진료로 이어져 결국 국민건강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변성윤 부회장은 “경기도 화성을 지역구로 둔 권칠승 의원이 의료악법들을 발의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의사를 공격하는 발언도 두세 달 전부터 수차례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사회에선 이렇다 할 반응이나 성명 등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변 부회장은 “본래 항의방문을 하려고 했지만 경기도의사회나 화성시의사회와 함께 해야 하는데, 경기도의사회에서 움직임이 없어서 회원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1인 시위를 하게 됐다”며 “이 상황에서는 누군가 첫 발을 떼는 게 중요하다. 같은 목표를 가졌으니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9ㆍ4 의정합의 이후에 회원들 민심 흔들려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사들이 의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 집행부를 중심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며 “집행부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각 지역의사회에서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서 의권을 위해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성윤 부회장은 앞으로도 1인 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일주일에 두 차례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대집 회장 “의료악법 저지에 강한 의지 갖고 있다”
▲ 권칠승 의원 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변성윤 부회장을 격려 방문한 최대집 의협회장.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진행된 평택시의사회 변성윤 부회장의 1인 시위 현장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격려차 방문했다. 변 부회장을 격려차 방문한 최 회장은 그와 의료현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의료악법 저지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최 회장은 “지금 의사들이 권칠승 의원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의사면허에 대한 법안을 남발한 상황”이라며 “이는 정치보복으로, 의사면허를 정지ㆍ취소시키면서 영구적으로 박탈하려고 한다. 다분히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종 의사면허 관련 악법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9ㆍ4합의 이후 정치보복성 의료악법들이 국회에서 난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며 “9ㆍ4합의 이후, 의료계 내부에서 상당한 내홍을 겪었다.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서 극복해가고 있지만 집행부에서 언젠가는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변 부회장이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악법 저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권 의원이 발의한 법뿐만 아니라 다양한 법들이 발의됐다”며 “이중 가장 악의적이고 정치보복적 성격을 가진 법안은 권 의원의 법안이다. 이번 1인 시위를 계기로 해서 이 지역의 의사 회원들과 함께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정당한 항의의 뜻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