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환자 따라 치료 전략도 달라져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원재 교수

2020-06-29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LDL을 낮출수록 좋다는 것은 이제 정설이 됐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효과에도 불구하고 물음표를 떨쳐내지 못했던 PCSK9 억제제가 하나 둘 그 의문부호를 제거해가고 있다.

스타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PCSK9 억제제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졌지만, ‘LDL은 낮출수록 좋다’는 증거들이 쌓여가면서 스타틴의 한계는 명확해지고, 그만큼 PCSK9 억제제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국내외 학회에서는 PCSK9 억제제를 통해 보다 강력하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게 되면서 가이드라인을 개정, LDL 콜레스테롤 목표를 더욱 강화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암젠)가 자리하고 있다. FOURIER 연구를 통해 미지의 영역이던 LDL-c 30mg/dL 이하에서도 안전성을 확인한 것은 물론,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까지 입증한 것.

이 연구가 발표된 이후 국내외 학회에서는 경쟁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목표를 수정했고, 나아가 지난 1월에는 국내에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묶여 있던 레파타의 급여범위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2차 예방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PCSK9 억제제에 붙어있던 ‘굳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이제는 꼭 필요한 환자가 늦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보다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원재 교수를 만나 PCSK9 억제제의 임상적 가치와 함께 남아있는 과제를 조명했다.

▲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효과에도 불구하고 물음표를 떨쳐내지 못했던 PCSK9 억제제가 하나 둘 그 의문부호를 제거해가고 있다. 스타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PCSK9 억제제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졌지만, ‘LDL은 낮출수록 좋다’는 증거들이 쌓여가면서 스타틴의 한계는 명확해지고, 그만큼 PCSK9 억제제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암젠)가 자리하고 있다. FOURIER 연구를 통해 미지의 영역이던 LDL-c 30mg/dL 이하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한 것은 물론,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까지 입증한 것. 의약뉴스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원재 교수를 만나 PCSK9 억제제의 임상적 가치와 함께 남아있는 과제를 조명했다.


◇LDL 콜레스테롤, 중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시발점
LDL(저밀도지질단백질)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공략 대상이다.

최근 들어 중성지방(Triglyceride, TG)이나 지단백a(Lipoprotein(a))가 새로운 치료 목표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LDL-c를 낮춘 이후 새롭게 도전해 볼만한 시도로 여겨지고 있다.

그만큼 LDL-c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수십년간 축적된 다양한 연구를 통해 LDL-c 조절과 심혈관질환 발병률 사이에 확고부동한 증거들을 축적해 왔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죽상동맥경화증은 말 그대로 혈관 내부에 죽 모양의 덩어리가 쌓이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 LDL 콜레스테롤”이라며 “LDL 콜레스테롤이 적으면 혈관 내에 쌓일 물질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LDL-c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죽상경화에는 고혈압, 당뇨, 흡연, 비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지만 심혈관질환의 시발점인 죽상경화 진행에는 LDL 콜레스테롤이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라며 “LDL 콜레스테롤을 잘 조절해야 죽상경화 진행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역설했다.


◇‘The lower, The better’는 학계의 정설...FOURIER 연구, 30ml/dL까지 근거 제공
LDL-c를 낮추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적정선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LDL-c를 낮추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스타틴 제제들의 경우 용량에 따라 출혈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예방의 이점과 출혈의 위험 사이에서 적정선이 필요했던 것.

비록 IMPROVE-IT 연구가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해 55mg/dL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지만, 지난했던 연구 과정을 두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FOURIER 연구는 LDL-c를 보다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었다. 

▲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은 낮출수록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The lower, The better’가 학계의 정설”이라고 강조했다. 

레파타를 통해 LDL-c를 중앙값 30mg/dL까지 낮추고도 안전성은 유지하면서 추가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얻어낸 것.

최소한 30mg/dL까지는 LDL-c를 낮추는 것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거하고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의문은 해소했다는 평가다.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c 목표를 70mg/dL에서 55mg/dL로 낮추는 등 국내외 학회들이 보다 강력한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 교수 역시 “개인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은 낮출수록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The lower, The better’가 학계의 정설”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그는 “초창기에는 스타틴 치료로 뇌졸중 위험 증가 등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낮은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FOURIER 연구에서는 30mg/dL 이하인 환자에서도 기존에 우려했던 부작용들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결과적으로 FOURIER 연구가 낮은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우려 중 많은 부분을 해소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너무 낮은 LDL-c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FOURIER를 비롯해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30mg/dL이라는 수치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심혈관질환 위험 높을수록 LDL 강하 혜택도 커져...기저치 대비 50%+70mg/dL 모두 지켜져야
FOURIER 연구는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했던 IMPROVE-IT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LDL-c를 한층 더 낮추고도 안전성에 문제없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높여 IMPROVE-IT에서 FOURIER로 이어지는 일관된 흐름, 다시 말해 ‘LDL-c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는 기존의 학설에 힘을 실었다는 것.

이 교수는 “FOURIER 연구에서 더 낮은 수치가 입증됐기 때문에 이전의 연구인 IMPROVE-IT 결과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PCSK9 억제제로 진행된 ODYSSEY OUTCOMES에서는 이 같은 이론에 반문을 제기할 만한 하위 분석이 나왔다.

환자를 다양하게 세분화한 이 연구의 하위분석에서도 LP(a) 수치가 높거나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LDL-c를 낮출수록 높다는 결과가 도출됐지만, 100mg/dL 이하로 조절된 환자에서는 위약군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

하지만, 임상 디자인에서 차이가 있었을 뿐 두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일관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이 교수는 “임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라며 “위험도가 높지 않은 환자에게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 100mg/dL과 70mg/dL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추가적인 LDL 콜레스테롤의 심혈관 보호 혜택이 훨씬 커진다”고 역설했다.

다시 말해 다른 위험요인 없이 LDL-c가 일정 수준으로 조절되고 있는 환자에서 이를 더 낮추는 것은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경우는 다르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좋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기 때문에 ‘어떤 환자군’에게 LDL 콜레스테롤 강하의 심혈관 예방 효과가 더 클 것인지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맞춰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 역시 환자의 치료목표를 심혈관질환 위험에 따라 세분화하고, LDL-c 목표 역시 절대수치와 함께 기저치와 비교한 상대수치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2차 예방에 대한 레파타의 국내 급여기준 또한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LDL-c 수치가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70mg/dL 이상인 경우’로 설정됐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 및 70mg/dL 미만 모두 지켜져야 한다”면서 “LDL 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50% 이상 감소 기준은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초고위험 환자 중 LDL콜레스테롤 기저치가 70~100mg/dL 사이로 비교적 낮은 경우에서 유용한 기준”이라며 “이들은 LDL 콜레스테롤 이외에도 흡연, 유전적인 요인 등 다른 위험요인들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에게 심혈관질환 재발을 확실히 막기 위해서는 LDL 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는 확실한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타틴ㆍ에제티미브 병용 한계...레파타 투약 이후 LDL 목표 도달 못하는 환자 거의 없어
이 교수는 PCSK9 억제제가 등장한 이후 실제로 ‘LDL-c 목표 도달률’이 크게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가운데 PCSK9 억제제로 LDL-c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약물 치료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70mg/dL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상당수 존재했다는 것이 가장 큰 한계점이었다”면서 “그 동안 치료 케이스를 봤을 때 약 10%의 환자들이 스타틴+에제티미브 치료에도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일반적으로 스타틴으로 50%, 에제티미브 병용 시 추가로 20% 정도 낮출 수 있는데, 우리나라 환자들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런지 레파타가 나오기 전까지는 LDL 콜레스테롤 조절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것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레파타 도입 이후,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 도달률이 확실히 개선됐다”면서 “경험 상 레파타로 치료했을 때 LDL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질환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전반적인 이상지질혈증 조절율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국내 통계를 보면 2010년 이후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높아지지 않았지만, 이상지질혈증 조절율은 50% 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조절률이 낮은 이유를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하루 빨리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수십년간 수없이 많은 연구로 탄탄하게 근거를 축적했고, 가격 역시 저렴한 스타틴을 두고도 약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기피하면서, 고가에다 근거마저 부족한 건강기능식품을 오히려 더 선호하며 이를 부추기는 제품들이 난무하는 잘못된 현상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훨씬 저렴하고 이미 효과가 입증된 스타틴 보다 크릴오일을 먹고 싶어하며,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최대한 나중으로 미루려는 환자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난무하고 있는 건강 관련 식품들에 대한 올바른 규제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 이 교수는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위험요인을 평가해 환자를 세분화하고, 그에 맞춰 치료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혈관질환 발생 후 빠르게 치료해야...환자에 따라서는 PCSK9 억제제 초치료 고민 필요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이미 ‘The lower, The better’가 학계의 정설이 된 만큼, 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도록 전략도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위험요인을 평가해 환자를 세분화하고, 그에 맞춰 치료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

특히 LDL-c 수치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이어서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이 확실한 환자라면, 처음부터 PCSK9 억제제로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레파타의 경우 FOURIER 하위분석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군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됐다”면서 “최근에 심근경색을 앓았거나 여러 혈관에 병이 있거나 여러 번 심근경색이 생긴 환자들에게는 강력한 LDL-c 강하를 통해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레파타 치료를 비교적 일찍 시작하는 편”이라면서 “일반적으로는 입원 후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시행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및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은 고용량 스타틴으로 치료를 시작하며, 이후 한달 뒤에도 LDL 콜레스테롤이 70mg/dL 이상이면 에제티미브를 추가하고, 그리고 2~3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동일한 상태라면 레파타를 병용해 치료한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는 조절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 치료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기 때문에 레파타 치료를 보다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이미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치료를 받았음에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도달에 실패한 환자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했다면, 조기에 레파타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이 부분에 있어 동의한다”고 밝혔다.

 

◇환자 세분화해 PCSK9 억제제 접근성 다양화해야..FH 급여기준도 현실화 필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LDL-c 수치가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70mg/dL 이상인 경우’로 획일화된 급여기준 아래서는 환자에 따른 맞춤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220mg/dL 이상인 환자는 스타틴, 에제티미브만으로 치료가 어려워 레파타를 추가로 처방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하고, 현실에서는 급여 문제로 인해 단계적인 치료 전략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아 기존 약제로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환자 전액 본인부담으로 레파타를 처방한다”며 “이후 외래진료 시에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60mg/dL 정도라면 계속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경우 발병 초기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은 만큼, 비급여로라도 레파타를 투약하고 어느정도 안정기로 접어들면 투약을 중지한 후 급여조건이 되면 다시 투약하기도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LDL-c 기저치 외에도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다른 위험요인 역시 급여조건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최근에는 젊은 심혈관질환 환자들도 상당히 많은데, 30대 임에도 ST-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가 있다”면서 “젊은 환자들은 대개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흡연자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는 생애 전체에 걸쳐 장기적인 기준으로 봐야 하는데, 남은 생애가 길어서 질병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도 높은 젊은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경우 더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관련된 급여기준 역시 현실에 맞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이 교수는 “약물 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은 필요하지만, 보다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며, 이런 환자들을 위해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그는 “현재 급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사실 상 객관적 증빙자료로 유전자 검사 기록이 있어야만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임상현장에서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명백하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검사로 확인되는 경우는 30%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PCSK9 억제제가 누구보다 필요한 환자들일 뿐 아니라 이미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하는 조건이 실제 임상현장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삭감되는 사례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의료 전문가로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라고 판단해 레파타를 처방하고자 하나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보험급여 적용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기존의 지질저하제로는 LDL 콜레스테롤 조절이 어려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심혈관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그는 “약물 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들은 필요하다”면서도 “보다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런 환자들을 위해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