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중에도 모인 공급자단체들, 수가협상 공조체계 구축

코로나19로 긍정적ㆍ부정적 전망 제기..."무력감ㆍ상실감 지속할 수 없어"

2020-05-06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지난해 열린 수가협상 의약단체장 간담회 모습.

코로나19가 이번 달로 진행될 내년도 수가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된 가운데, 협상의 당사자들인 공급자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공급자협의회(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는 서울 모처에서 긴급 모임을 진행했다. 

징검다리 연휴임에도 모인이 진행된 공급자협의회에선 자연스럽게 이번 달에 진행될 수가협상과 관련된 정보교환과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이번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공급자의 노력과 희생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상차원의 수가인상이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었지만, 이와 반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지출, 보험료 동결 등 건강보험재정이 좋지 않은 전망도 있는 상황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의료진과 병원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지만, 반대로 외부활동 위축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특히 자영업자들이 많은 타격을 받았다”며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이긴 하지만 인상분을 요구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자리에 모인 공급자단체들은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는 소식이다.

특히 ▲수가협상 중 언제라도 공급자단체가 모임을 갖고 논의할 것 ▲원격회의 및 원주협상은 곤란 등 두 가지 사항에 대해선 공통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회의 참석자는 “이번 우리나라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처가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불린 것에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며 “전문적이고 소중한 가치와 의미가 제대로 평가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다 짜여진 프레임 내에서 공급자끼리 경쟁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지에 대해 모두 공감했다”며 “이러한 무력감과 상실감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이번 협상부터 공급자 모두가 분명히 언급하는 한편, 새로운 협상 방식을 만들어 나가기로 위해 뜻을 모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현행 수가계약제도의 한계 등 원론적이고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같이함과 동시에,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에도 공감했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소식에 전직 의사회 임원은 “그동안 수가협상을 살펴보면 공급자단체들은 합심해서 전체 파이를 늘릴 생각은 못하고 타 유형보다 조금 더 받을 생각만 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19로 대한민국 의료체계와 의료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져있는 기회를 이용해, 공급자단체들이 합심해 전체적인 수가협상 파이를 키우고 올바른 의료제도에 대한 담론을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전처럼 눈치싸움을 한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이후에 다시 오지 않을 협상기회를 의료계 공급자 전체는 놓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