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코로나19에도 여전

의협 설문조사, 불편한 시선ㆍ자녀 기피 등 응답...醫, 의료진 사기 꺾지 말아야

2020-05-04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코로나19 관련 의료인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한 시선’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때도 의료인 및 의료인 가족들에게 불편한 시선 및 기피 현상이 나타나 사회적 문제가 됐었는데, 코로나19 때도 그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28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위기 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대구광역시의사회, 경상북도의사회, 광주광역시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를 대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 손실규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해당 설문조사는 2020년 4월 10일부터 21일까지 이메일, 팩스, 우편의 방식으로, 총 423개소를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항목이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비경제적 피해로 ▲지역사회 내 의료기관 평판하락 ▲원장의 스트레스 수준 ▲의료분야 종사자로서 불이익 경험 여부와 유형을 조사한 부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관 평판이 하락한 수준은 10점 만점(매우 하락)에 경북 6.2점, 대구 5.9점, 광주 4.8점, 전남 4.7점으로 인식했고, 코로나19로 의료기관 원장이 받는 스트레스 수준은 10점 만점(매우 심함)에 경북 8.7점, 대구 8.6점, 광주 8.0점, 전남 7.9점으로 나타났다.

▲ 대구광역시의사회, 경상북도의사회, 광주광역시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를 대상으로 진행된 ‘의원급 의료기관 손실규모 설문조사’ 중 코로나19로 인한 비경제적 피해 결과.

특히 의료분야 종사자로서 불이익 경험 여부와 불이익 유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6%가 의료분야 종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 불이익의 종류로는 지역사회에서의 불편한 시선(33.4%), 가족 구성원 근무지에서의 기피현상(20.5%), 자녀들의 학교(또는 학원)에서의 기피(11.8%)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메르스 때도 의료분야 종사자 및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겪었던 의료인들과 가족들의 수난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되풀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보건의료인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는 걸 막을 수 있었다”며 “지역사회에서 이런 불편한 시선, 편견이 존재한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런 편견을 버려야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의료인들의 가족이 이런 편견에 의해 불편을 겪어선 안 된다”며 “국민들이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의료진들과 가족들을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의협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아직도 이런 시선이 남아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의료진들의 사기를 꺾는 정서”라며 “국민과 의료계가 다 힘을 합쳐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국민들도 인식을 바꿔주고 의료진들을 지지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만 박 대변인은 “예전에 비해서 국민들이 의료진들을 많이 지지해주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메르스 때 이런 설문조사를 했으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 가족들이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반대로 해석하고 싶다. 지금도 이런 사회적 시선이 있지만 좀 더 노력해야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