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제대로 하는" 한해 기원

공단, 70년 개띠 지훈석 주임의 소망

2006-01-02     의약뉴스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훈석 주임은 자기 일은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70년 개띠생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벌레라든지 남달리 높은 목표나 야망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부터 사회복지학을 늦게 공부하고 있다. 애초에 학부를 공대를 다녀 그동안 회계와 전산분야에서 일해왔다.

부모님 친구의 소개로 97년 입사해 서울 12지구에서 장제비 등의 현금 보험급여에 관한 업무로 공단과 인연을 맺었다. 건강보험이 통합되면서 성북지사에서 회계업무를 맡았고2003년 4월부터는 서울지역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공단에서 일하면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보험급여를 받게 돼 고마워 할 때면 일에 대한 보람이 커져갔다. 회계업무를 볼 때는 직원들 보수를 정산해주는 게 즐거웠다. 서울지역본부에서 최근에 가입자 지원업무를 하면서 부터는 지사에 도움이 되는 소스나 자료를 챙겨주며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2006년에는 2005년부터 시작한 가입자지원업무를 보완하고 준비해서 제대로 업무를 처리하려고 다짐하고 있다. 지사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업무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화할 작정이다.

지주임은 건강보험은 공기와 같아서 평소에는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상황이 되면 필요성을 절감하는것과 같은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민영보험, 영리병원 등에서 소득에 따라 혜택을 보는 문제가 없어져야 한다는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보험료가 인상되고 수요자도 부담을 인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리나 목표에 큰 욕심이 없다. 공단에서는 차장까지만 근무할 계획이다. 하지만 차장 정년이 58세라서 퇴직 뒤가 걱정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사회복지상담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평소에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 제과제빵이나 음식업도 고려하고 있다. 그의 요리솜씨는 아내도 음식업을 권할 정도다.

지난해 11월 29일 아내가 딸을 출산한 뒤로는 못가고 있지만 지 주임 부부는 영화보기나 놀이공원, 외식 등을 즐겼다. 베트남 쌀국수나 패밀리 레스토랑도 좋아하지만 유명한 맛집 순례를 즐기는 편이다.

그는 송파구의 김치찌개 전문점과 강동구 천호동 재래시장의 냉면집을 가장 먼저 손꼽았다. 3년 숙성된 김치로 끓인 김치찌개와 손으로 직접 만든 냉면의 감칠맛은 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내는 특히 2대째 전해지는 천호동의 냉면맛을 지금도 이야기한다고 한다.

맛집도 좋아하지만 평소에는 수더분한 인상답게 된장찌개나 미역국 같은 가정식을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질리는 법.

한달 넘게 먹고 있는 미역국에 질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늦은 첫 딸을 얻은 뒤 그의 아내가 산후 조리를 위해 미역국을 계속 먹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 앞으로도 제법 길게 먹어야 된다고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다. 특히나 장모님이 와서 딸과 사위를 위해 직접 끓여 주시는 미역국이라 마다할 수 없다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땀을 많이 흘리지만 설렁탕같은 탕종류도 좋아한다. 땀을 흘리고 난 뒤의 개운함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하지만 70년 개띠인 그에게 멍멍탕은 ‘독’이다.

대학시절,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힘 내보려고 한 번 먹었다가 응급실에 실려갔다. 시험도 망치고 그야말로 ‘죽다가 살아난’ 그는 그 뒤로는 냄새도 피할 정도다.

주변사람들이 권하는 영화를 즐겨보는데 특히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검도를 배우고 있다. 어릴 때부터 여러 운동을 해 봤지만 검도만큼 정신수양과 육체건강에 좋은 운동은 없다고 강조한다.

죽도를 휘두르면 스트레스도 베어버리고 흐르는 땀 속에 잡념을 함께 보내 버릴 수 있어 좋다는 것. 운동으로 땀을 한바탕 흘리고 나면 뜨거운 탕요리를 먹고 난 뒤처럼 몸도 마음도 개운해진다는 것이다.

동갑내기인 아내는 2003년 솔로 모임에서 만났다. 당시 직장인 이었던 아내는 이제는 아기 엄마로만 살고 있다.

지 주임은 아내 친구들 모임에도 종종 나간다. 어릴 때부터 이사를 자주해 전학이 잦았던 그에게는 어린 시절의 절친한 친구가 별로 없다. 대학시절 친구와 직장 동료, 아내 친구 모임 등이 편한 사람들이다.

아내 친구부부 중에서 지주임 부부와 마음도 맞고 아이를 키우는 상황도 비슷한 부부가 있어서 자주 오가는 관계다. 육아문제나 생활문제 같은 공통의 관심사가 많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친하게 지내게 됐다는 것이다.

검도를 하면서 알게 된 ‘검우회’ 사람들도 그가 재미있게 즐겨 만나는 사람들이다.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그들과 여러 가지 대화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검도를 좋아한다는 전제에서.

올해 그는 아이를 위해 주식형 저축을 할 계획이다. 자식 교육은 굳이 조기유학이나 해외연수가 필요없다고 믿고 있다. 국내교육도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정직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부부간은 물론이고 앞으로 자라날 아이에게도 전해줄 가훈이다. 대학시절 명심보감을 읽고 감동받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명언이다. 지 주임 처럼 정직한 사람이 보상받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nicebong@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