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유전자편집 의약품' 최초로 환자에 투약

유전성 실명질환에 연구...안전성·효능 평가

2020-03-05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유전자 편집 가위 크리스퍼(CRISPR)를 활용한 치료제가 최초로 환자에게 투여되면서 유전자 편집 연구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제약기업 엘러간과 유전자 편집 전문기업 에디타스메디슨(Editas Medicine)은 4일(현지시간) 신약 후보 AGN-151587(EDIT-101)의 BRILLIANCE 임상시험을 통해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의 케이시안과연구소에서 첫 환자 투약이 실시됐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가 개발 중인 AGN-151587은 중심체 단백질 290(CEP290)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성 실명질환인 레베르선천성흑암시10(Leber congenital amaurosis 10, LCA10)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망막하 주사용 의약품이다.

BRILLIANCE 임상시험은 LCA10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AGN-151587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2상 연구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의약품을 생체 내 시험하는 최초의 임상시험이다. 총 1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AGN-151587의 안전성, 내약성, 효능이 평가될 것이며, 추가적인 환자 모집이 진행 중이다.

▲ 유전자편집 의약품이 최초로 환자에 투약된다. 이로써 유전성 실명질환 연구의 안전성·효능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디타스메디슨의 신시아 콜린스 CEO는 “BRILLIANCE 임상시험의 첫 환자 투약은 LCA10 같은 파괴적인 질환을 지속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크리스퍼 의약품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며 “향후 이 임상시험과 자사 안과 프로그램의 새로운 소식을 공유하는 것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엘러간의 브렌트 선더스 이사회 의장 겸 CEO는 “현재 LCA10 환자는 승인된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다. 엘러간은 지난 수년간 안과 치료를 발전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 왔다. 우리는 AGN-151587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고, LCA10 환자를 위해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에 더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엘러간과 에디타스메디슨은 2017년 3월에 엘러간이 최대 5개의 안과질환 유전자 편집 프로그램에 독점적으로 접근하고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제휴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엘러간은 2018년 8월에 AGN-151587의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옵션을 실행했으며, 이후 에디타스메디슨은 AGN-151587을 공동 개발하고 미국에서 AGN-151587을 통한 이익/손실을 균등하게 나눠 갖기 위한 옵션을 실행했다.

사람에게 최초로 시험된 유전자 편집 기술은 1세대 유전자 가위인 징크 핑거(zinc finger)로 알려졌다. 3세대 가위인 크리스퍼는 특정 부위의 DNA를 찾고 조작하는데 훨씬 더 쉬운 도구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연구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편집 치료제는 성공적일 경우 해당 질환을 영구적으로 완치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