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제약업계 기존판세 유지 '구관이 명관'
치열한 경쟁, 막판 뒤집기 실패…기존 우위 이어져
2005-12-29 의약뉴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부터 제기된 제약업계의 다양한 대결구도 속에서 기존 판세가 뒤바뀐 경우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
올해 제약업계 최고의 화두 중 하나였던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의 2위 대결에서도 기존 2위였던 유한양행의 우세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고, ‘박카스’와 ‘비타500’의 드링크 지존 싸움도 43년 철옹성 ‘박카스’의 우위가 사실상 굳어진 상태다.
이와 함께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발기부전치료제 선두 경쟁, ‘아로나민’과 ‘삐콤씨’의 종합영양제 40년 전쟁 등 거의 모든 신구(新舊) 대결구도에서 기존 판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제네릭 홍수로 어려운 한해가 예상되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의 아성도 일부 시장잠식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지켜졌다는 평가다.
먼저 내년쯤에나 역전이 가능하리라던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의 업계 2위 전쟁은 올 초, 지난해 업계 3위까지 올라선 한미약품의 파죽지세가 이어지면서 한때 연내(年內) 역전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게 사실.
실제로 지난 1분기 유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824억원)에 그친 반면, 한미는 17.1%의 성장률로 805억원의 매출을 기록, 바로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연내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는 구관 유한이 2~3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다시 격차를 벌이면서, 올해는 기존 2-3위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전체 성장률측면에서도 유한은 16.1%의 증가율로 15.4%의 한미를 근소하게나마 앞선 상태다.
이와 함께 올해 가장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던 박카스(동아제약)와 비타500(광동제약)의 승부도 박카스의 승리로 끝날 전망이다.
비타500은 지난 4월, 마침내 박카스의 월매출을 넘어서며 상반기까지 586억원의 매출을 기록, 63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박카스를 불과 50여억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에 따라 박카스가 43년간 지켜오던 제약사 단일 품목 지존 승계는 한때 시간문제로까지 인식됐던 게 사실.
하지만 비타500은 지난 9월 한 시민단체가 제기한 방부제 유탄에 매출이 정체되면서, 꾸준한 실적을 보인 박카스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또한 레비트라(바이엘)가 올해 초 글락소 스미스클라인과의 갑작스러운 결별, 레비트라걸 파문 등 악재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비아그라(한국화이자)와 시알리스(한국릴리), 2강 구도로 전개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도 비아그라가 5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점하며 우위를 이어갔다.
또 비타민음료의 폭발적 인기와 건강기능식품의 급성장 등으로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아로나민과 삐콤씨의 종합영양제 시장 경쟁도 최근 삐콤씨의 매출급감이어지면서 추격세가 주춤, 아로나민의 우위가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제네릭 출시로 어려움이 예상되던 노바스크도 고혈압치료제의 최대 시장인 칼슘블로커 시장에서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업계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기존 우위 제품(회사)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해였다”면서 “내년 이후에는 이들의 경쟁이 어떤 결말을 맺고, 또 어떤 경쟁구도가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큰 흥밋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