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십자각- 날개 달고 비상하라

2020-02-14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동십자각이 담장과 날개를 잃고 길거리로 나온 것은 일제가 허물었기 때문이다. 그와 대칭으로 지어진 서십자각은 지금은 존재가 없다. 긴 칼 옆에 차고 망루에 서서 궁궐을 지키던 병사들의 애환이 서럽다.

경복궁 동남쪽으로 작은 건물 하나 서 있다.

크기는 그래도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빼어난 것은 규모와 상관없다.

이름하여 경복궁 동십자각이다.

주위에 담장도 있었고 양 날개도 학처럼 달고 있었으나 일제가 다 허물었다.

길거리에 외롭게 서 있는 모양이 꼭 집에서 쫓겨난 장남처럼 처량하다.

쓰임새는 왕이 사는 집을 지키는 군인들이 보초를 서던 망루였다.

서십자각과 대칭으로 지어 졌으나 지금 서십자각은 존재가 없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사모 지붕이 멋스럽다.

조선 말기 공예, 조각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

긴 칼 옆에 차고 달 깊은 밤 병사들은 이곳에서 어떤 상념에 잠겼을까.

1880년(고정 17년)에 지어 졌으니 국운은 이미 바닥을 기고 있었다.

길거리에 외따로 서 있는 동십자각이 날개를 달고 비상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