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억새- 푸릇푸릇 기다리는 그 마음

2020-02-11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부제: 억새- 삶의 흔적을 찾아서

▲ 얼마나 시달렸을까. 비틀어지고 휘어지고 굽어지고 떨어지고, 억새의 겨울은 힘겹기만 하다. 푸릇푸릇 새싹이 돋는 봄이 없다면 억새는 과연 이 힘든 시기를 잘 견뎌냈을까. 조금만 참아라. 억센 겨울 바람이 아닌 산들거리는 봄 바람이 멀지 않았다.

온통 비틀려 있다.

줄기도 잎도 그 사이로 난 솜털도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찬 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비와 눈도 피하지 않았다.

밤낮없이 그렇게 서 있었다.

바람이 불면 손을 흔들고

눈이 오면 고개를 숙였다.

차라리 정월 대보름 불쏘시개로

타올랐으면 오죽 좋을까.

푸릇푸릇 새날을 기다리는

억새의 그 마음.